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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고령 고객, 매뉴얼이 없다' 이렇게 취재했습니다

입력
2023.03.21 15:00
수정
2023.03.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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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고령 고객, 매뉴얼이 없다 ①-5]
노년층 100명 심층설문과 분석 방식


편집자주

2년 후 한국은 고령화 과정의 최종단계인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비율이 20% 이상)에 진입합니다. 고령자도 경제활동의 중요 주체가 돼야 하는 인구구조죠. 하지만 외국어가 난무하고 무인 키오스크가 지배하는 국내 서비스 업장은 어르신에게 너무 불친절한 곳입니다. 소비활동의 주축이 될 고령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환경을 만들 순 없을까요? 한국일보가 어르신의 고충을 직접 듣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어르신 친화 서비스’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봤습니다.


게이오백화점 4층 여성 패션 매장에서 고령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도쿄=이현주 기자

게이오백화점 4층 여성 패션 매장에서 고령 소비자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도쿄=이현주 기자

2025년 한국은 '가장 늙은 나라'의 단계에 진입합니다.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가 되는 원년이 그때입니다. 노년층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의 차원에서나, 나라 경제의 활력을 유지해야 하는 실용적 관점에서나, 초고령사회에선 어르신들이 생산과 소비에서 떠맡아야 할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소비시장은 어떨까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뒀지만, 국내 서비스업 현장은 고령층의 신체·정신적 특성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젊은이 위주'의 환경입니다. 급격하게 증가할 어르신 고객을 '제대로' 맞이하려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 논의는 부족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한국일보는 △어르신들이 노년 친화적인 소비생활을 누리고 있는지 점검하고, △모범 사례가 될 외국의 사례를 탐구하고,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1,000만 고령 고객, 매뉴얼이 없다' 특집기사를 기획했습니다.

본보 취재팀은 우선 어르신 100명을 대상으로 소비생활을 진단하는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민간분야 6대 서비스(①식품·외식 ②의료 ③금융 ④주거 ⑤의류·미용 ⑥교통·통신·여가)를 일상에서 마주하는 13개 상황으로 나눈 뒤, 총 113개의 문항을 통해 각 서비스 이용 시 느끼는 편안함 또는 불편함 등을 물었습니다. 설문의 일부는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8월 실시한 '노후소비 인식 및 수요 설문조사' 문항을 준용했습니다.

설문 응답자가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에 설문 결과가 편향되는 것을 막고, 설문의 대표성을 강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고령친화적 상품·서비스 제작에 참여 중이거나 고령자 전용공간을 자주 찾는 이용객,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에 사는 고령자를 포괄해 선정했습니다. 해당 지역 소득 수준은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2020년)와 광역지자체의 지역사회조사를 참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심층설문에는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성남리빙랩)의 고령친화상품 평가단인 '액티브시니어리빙랩지원단' 30명 △서울 종로구 소재 실버전용공간 '추억을파는극장' 이용객 24명 △충북 충주시 성내충인동 고령 거주자 30명 △서울 서초구 고령 거주자 26명 등이 참여했습니다. 나이는 61세(1962년생)부터 85세(1938년생) 까지로 설정했습니다.

아울러 고령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의 도움을 받아 고령 소비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인지적 특성을 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경험하고 어르신 친화적인 소비 환경을 정교하게 구축한 일본 사례를 탐구했습니다. 일본의 편의점, 시장, 백화점, 병원 등 다양한 현장을 직접 찾고, 현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일본 기업들이 이같은 환경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취재팀은 이같은 내용을 종합하여, 한국일보판 '친(親) 어르신 가이드라인'을 제작했습니다. 국내외 6개 지자체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고, 자문위원단의 검수를 거쳤습니다. 또한 친 어르신 가이드라인이 여러 서비스 현장에 배포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소상공인, 금융기관, 병원, 소매업 관련 단체와 협회 등에 송부했습니다.


▶66세 최선희씨의 눈으로 본 소비 현장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1509310003029

▶스마트폰 빠삭한 75세 '젊은 오빠'도... 키오스크는 피하고 싶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1415410004818

▶"우엉을 오와으일아요?" 당신 말은 어르신에겐 이렇게 들린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30218270003042

도움주신 기관 및 자문위원(가나다순)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원장 김태일), 송준아 고려대 간호학과 교수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배순영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수석연구위원

오상우 동국대 가정의학과 교수

정덕영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 부센터장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친화서비스단(단장 김택식, 김우선·홍은정 팀장)



이현주 기자
윤현종 기자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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