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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막히는 출근길 고속도로, 리무진 운전석·뒷좌석에 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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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이 된 기분을 잠시나마 느껴봤다.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 즉 '수행기사(Chauffeur)가 운전하는 차량'의 뒷좌석에 탄 50분. 쇼퍼 드리븐은 흔히 자가 운전보다 의전 목적으로 승객의 편의와 안전에 초점을 맞춰 제작된 차량을 말한다. 당연히 차 안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뒷자리에 앉은 귀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나 BMW 7 시리즈 정도가 되겠다.
지난달 27일 아우디를 대표하는 프레스티지 대형 세단의 운전석과 뒷좌석에 번갈아 타봤다. 바로 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 열아홉 글자짜리 이름에는 이 차의 성능이 모두 담겼다. L은 리무진, 55는 25부터 60까지 숫자 5씩 커지는 엔진명으로 최고 340마력을 낼 수 있다는 걸 뜻한다.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을 달았고, 이 브랜드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가 결합됐다. 배기량은 2,995L다.
서울 청담동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본사에서 출발해 경기 평택시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차량 출고 전 점검 센터(PDI 센터)까지 83㎞를 이동하는 코스였다. 혼잡한 서울 강남 일대 도로를 빠져나간 뒤 의왕휴게소를 거쳐 평택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주행해봤다. 쇼퍼 드리븐 차량의 장점을 빠짐없이 누려보기 위해 출발지에서 의왕휴게소까지 25㎞는 이른바 회장님 자리로 불리는 오른쪽 뒷좌석에 앉아 여러 기능을 활용해봤다.
한눈에 봐도 길다. 프레스티지 대형 세단인 만큼 차체 길이가 5,320㎜에 달한다. 뒷문을 열자 널찍한 공간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실제로 앉았을 때 조수석과 무릎 사이에 주먹 네 개는 너끈히 들어갈 정도였다. 릴렉세이션 시트에는 어깨와 등, 허리를 마사지하는 기능이 담겼다. 조수석을 최대한 앞으로 붙이고 유닛을 열면 나오는 발 안마기에 두 발을 올리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과천~의왕 도로를 타려면 먼저 꽉 막힌 강남 한복판을 빠져나가야 한다. 이 길은 월요일 아침엔 더 막힌다. 상습 정체 구간에서도 다양한 편의사양 덕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우선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달린 태블릿 두 대를 이용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보거나, 휴대폰과 연결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콘텐츠를 눈높이에서 볼 수 있다. 내 자리만 비추는 독서등이 있어 다른 좌석에 방해를 주지 않고 서류를 볼 수도 있다.
'엉따(열선 시트)'는 물론, 2열 가운데 좌석 등받이를 내리면 팔걸이에도 열선이 깔려 있다. 팔걸이에 달린 스마트 모니터를 손가락으로 만지면 에어컨이나 히터, 열선 시트로 뒷좌석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실내등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선블라인드를 올리거나 내리고 싶을 땐 창문을 여닫는 버튼을 누르면 된다. 선루프가 앞뒤로 2개라 뒷좌석에만 햇빛이 들게 할 수 있다. 첨단 편의사양은 2열 승객에게 상당히 공들였다는 인상을 줬다.
휴게소부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회장님 자리에서 내렸으니 '호사는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주행도 만족스러웠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평택으로 향하는 58㎞ 구간은 정체가 많아 1시간가량 가다 서다를 반복하느라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무거운 짐을 싣고 빠르게 달리는 대형 트럭이 많았고 노면은 군데군데 파였다. 특히 차선을 바꾸거나 합류지점에서 높은 트럭 사이로 끼어들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고(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준수를 돕는(액티브 레인 어시스트) 두 기능을 결합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주행 피로감을 덜어줬다. 시속 30㎞에 맞춰두자 정체가 시작되면 알아서 차가 멈췄고, 앞차가 출발하면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푹 파인 도로를 지나도 에어서스펜션 덕분에 흔들림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가격은 1억5,84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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