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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격 오르지 않더라도 내 집 있어야"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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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2023년, 지난 3년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가격 변동을 겪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부동산 매매가격 지수는 2018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변화가 미미하다가 2021년 1월 95.917에서 같은 해 10월 103.664까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다시금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 23년 1월 매매지수는 98.234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리서치 <여론속의 여론>팀은 지난 1월 27 ~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 변동, 세계 경제 및 정책 변화 속에서 주택 및 부동산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알아봤다.
2018~2023년 급격한 가격등락에도 불구하고 내 집 소유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거의 변화가 없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변함없이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다른 조건의 상황일 때에도 내 집 마련의 생각은 변함이 없을까?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85%, ‘전세가격이 현재보다 더 낮아지더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응답은 81%이다. 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전세를 살기에도 매력적인 상황에서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결국 실거주 차원에서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자가인 사람뿐 아니라 무주택인 사람도 집을 구매할 때 차익을 바라기보다 ‘실거주’를 더 중요하게 염두에 둔다고 답했다. 유주택자의 69%, 무주택자의 64%가 집을 구매할 때 투자 관점보다 실거주를 더 고려하여 구매한다고 답했다.
한편 내 집 마련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은 내 집 마련의 의지를 약화시킨다. 보유세가 인상되는 상황을 가정할 때는 내 소유의 집이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61%로 떨어졌다. 금리가 더 높아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47%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앞서 견고했던 내 집 소유의 의지가 보유세 부담 증가, 대출이자 부담 증가와 같은 정책적‧경제적 변동의 상황에서는 달라진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 전체 집값에 대해 ‘지금보다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체의 70%로,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집값이 여전히 비싸고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본인 거주지 집값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전체와는 확실한 온도 차이가 있다. 거주지 집값이 ‘비싸다’ 42%, ‘적당하다’ 30%, ‘싸다’ 27%로,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가격에 비해서는 비싸다고 응답한 사람 수가 줄어들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거주지의 집값도 비싸다고 생각한다. 거주 지역의 집값에 대해 비싸다는 인식은 2018년 45%, 2021년에는 66%까지 올라 ‘부동산 대란’을 실감하게 했으나 2023년 1월 이번 조사에서는 2018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국민은 6개월 후 거주지 집값에 대해서는 변화가 없거나(45%) 집값이 더 내릴 것(37%)으로 전망한다. 가격에 대한 전망은 가격 급등이 시작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매우 다르다.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2020~21년은 37%, 40%였는데 반해 2022~23년은 각각 13%, 16%에 그쳤다.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2020~21년에는 9%, 10%에 그쳤으나 2022~23년에는 36%, 37%였다.
정권교체의 결정적인 열쇠로 작용한 ‘부동산 정책’. 국민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어떤 성적표를 주었나? ‘잘하고 있다’가 29%, '못하고 있다’가 55%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총평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총평에 비해 부정적인 여론이 다소 완화됨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 대한 규제를 ‘지금보다 완화해야 한다'는 39%, ‘지금 정도면 된다’가 23%, ‘강화해야 한다'는 37%로 나뉘며 정책의 방향 자체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2023년 1월에 발표한 ‘재산세 경감’, ‘중도금 대출규제 폐지 및 특별공급 요건 완화’, ‘청약 제도 수정’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50% 내외로 부정적인 총평과는 달리 세부 정책별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 ‘전매 제한 완화, 실거주 의무 폐지’, ‘종합부동산세 경감’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평가가 부정평가 비율을 넘어서기는 하나,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하게 경합한다.
앞서 정책 기조와 세부 정책 내용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으나, 세부적으로는 이념성향이나 주택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평가가 양극으로 나뉜다. 먼저 이념적 보수층에서는 규제 완화를 찬성하며, 1·3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진보층에서는 규제 강화를 요구하며 각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중도층에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39%)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38%)이 팽팽하게 갈렸고 1·3 정책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이 더 높긴 하였으나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미온적이다(규제지역 해제, 전매 제한 완화, 실거주 의무 폐지, 종합부동산세 경감은 50% 미만 찬성).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서도 정책 평가가 갈렸는데, 다주택자는 규제를 더 완화(60%)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무주택자는 규제를 더 강화(45%)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주택자는 완화해야 한다(39%)는 의견과 강화해야 한다(38%)는 의견이 나뉜다. 각 세부 정책에 대해서도 평가가 다르다. 다주택자는 모든 세부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무주택자들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냉담한 양상이다. 1주택자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더 많으나, 다주택자에 비해서는 미온적이다.
종합적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한가? 주택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다소간의 온도차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무주택자보다는 유주택자에게(51%), 1주택자보다는 다주택자에게(55%)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1·3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다주택자들의 지지가 특히 두드러졌던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 모두 1·3 부동산 정책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음에도 한목소리로 정책이 다주택자에게 유리하다고 총평한다는 것은 정부가 풀어야 할 당면과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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