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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시간 근무제 “4일 내내 밤샘 근무도 합법적”... ‘기절 시간표’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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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방안’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이 방안에 따르면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일하도록 법으로 허용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바꿨던 법과 제도, 사회적 분위기 등이 한순간에 퇴보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새벽까지 근무한 후 주말에 '기절'하는 ‘69시간 근무표’까지 등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1주에 최대 69시간까지 ‘몰아서 일하기’를 허용하는 정부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우 의원은 “(정부안은) 24시간 철야 근무도 문제가 되지 않고, 또 심지어 일 많을 때는 1주에 총 근로시간 64시간 몰아 쓰면 사흘 내내 4시간마다 30분 휴게시간 주고 4일 내내 밤샘 근무도 합법적이라는 얘기”라며 “이게 어떻게 사람이 살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옛날에 전태일 열사가 청계피복에 있을 때 그때 타이밍 먹고, 잠 안 자는 약 먹고 일하는 그런 상황으로까지 방치하는 꼴이 되는 거 그거를 합법화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할 만큼 근무시간이 길다. 이에 과로를 막기 위해 2018년 주 52시간제를 도입해 근로시간을 줄여나가고 있었지만, 정부의 새 개편안으로 다시 장시간 근로로 되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몰아서 일하고, 장기 휴가를 떠나라’는 정부의 주장도 비현실적이란 평가다. 우 의원은 실제로 정부가 2015년 공무원들과 실험했던 ‘연가저축제’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연가저축제는 (공무원이) 매년 11일씩 연가를 갖는데 이거를 3년 치 몰아서 일하고 33일 휴가를 가라는 것” “그런데 해보니까 일은 많고 눈치 보는 사람들도 많고 그래서 결국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휴식권 보장을 법제화하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우 의원은 “(정부안은) 장시간 노동은 법제화하겠다고 하면서 ‘휴식권 보장은 인식 개선 차원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법적으로도 보장되지 않고 노사 합의를 통해서 하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휴식 없는 장시간 노동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그동안 하려고 해왔고 노력해왔던 저녁 있는 삶을 폐기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티니에서는 ‘69시간 근무표’ 이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69시간 근무를 가정해 직장인의 일과를 그린 이 이미지에서 근로자의 평일은 오전 9시~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근무한다. 퇴근 후 5시간 ‘취침’하고 다시 근무가 반복되며, 주말에는 ‘기절’하거나 ‘병원’에 가는 것으로 그려졌다. 과로로 인해 ‘기절한 듯’ 잠만 자게 될 거란 상황을 표현한 것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한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주 52시간으로 어떻게든 (장시간 근로를) 틀어막고 있는데, 69시간 일하면 나처럼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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