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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유방암', 우리나라에 유독 많은 이유는?

입력
2023.03.05 08:00
수정
2023.03.05 15: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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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미만 환자 11%…가족력 있으면 BRCA1·2 유전자 검사 필요

유방암은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30대 이하도 11%나 될 정도로 국내에서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게 특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30대 이하도 11%나 될 정도로 국내에서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게 특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여성 1위 암이다.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의 20.6%(2만4,923명ㆍ2020년 국가암등록통계)를 차지했다.

국내 유방암은 서구와 달리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유방암 환자의 50%가 폐경(폐경 평균 나이 50세) 전에 발생하고, 39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가 11%나 된다. 치밀(緻密) 유방이 많은 데다 건강검진으로 조기 진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8.9%일 정도로 경과(예후)가 좋다. 다만 늦게(4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30%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30세가 넘으면 매월 유방암 자가 검진을 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은 1, 2년마다 전문의에게 검사받는 게 좋다.

◇건강검진으로 증상 없는 초기에 많이 발견

유방은 유즙을 만드는 유엽(乳葉)과 유즙이 나오는 길인 유관(乳管)으로 이뤄지는 유선(乳腺) 조직, 유방 형태를 유지하는 결체 조직, 그리고 쿠션 역할을 하는 지방으로 이뤄진다.

유방암은 대부분 유선 조직에서 생기며 이 중 80%가 유관에서 생긴다. 유방암은 대부분 유관암인 셈이다. 그리고 암이 주변으로 퍼진 정도에 따라 상피내암과 침윤성암으로 나뉜다.

상피내암은 유관의 상피세포 안에서만 자라기에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는 0기 암이고, 항암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다. 침윤성암은 상피세포를 둘러싼 기저막을 뚫고 나온 암으로, 기저막 밖 혈관이나 림프관을 침범해 다른 부위나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다.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군은 40대이며 50대, 60대, 30대, 70대의 순으로 발생 빈도를 보인다. 선우영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고 했다.

흔한 유방암 증상으로는 멍울·유두 분비·피부 변화 등이다. 멍울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생리 주기에 따라서도 크기가 변하지 않는 대개 통증 없는 멍울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상이 없는 단단한 부위를 멍울이라 착각할 때가 많다.

유두에서 비정상적인 분비물, 즉 피가 나오기도 한다. 암을 의심할 만한 유두 분비는 주로 한쪽에서 나오고, 한쪽 유두에서도 여러 개의 유관보다 특정한 하나의 유관에서 초콜릿색 또는 피가 나온다.

피가 나온다고 모두 암으로 진단되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피부 변화도 일어나는데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지거나 다치지 않아도 멍이 드는 증상이 있다. 유두나 피부가 함몰되는 증상도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기타 증상으로 겨드랑이에서 혹이 만져지는데, 이는 전이로 인해 림프절이 커진 경우다. 유방암 환자가 유방통을 호소하는 경우는 5% 이하다. 하지만 유방통이 지속되면 반드시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여성에게 치밀 유방이 많은데, 치밀 유방이라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5배가량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여성에게 치밀 유방이 많은데, 치밀 유방이라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5배가량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40세 넘으면 유방촬영술 받아야

유방암 원인으로는 호르몬, 식이, 비만, 유전, 방사선 치료 과거력,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하다. 현재까지 가장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 게 호르몬 요인이다.

평생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 시간이 많을수록 위험도가 높아진다. 초등학교 5학년 이전에 생리를 하는 이른 초경, 55세 이후 폐경이 되면 그만큼 노출 기간이 길어 위험 인자가 된다.

폐경 후 여성에서는 더 이상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지만 복부 지방에서 ‘안드로스테네디온’ 성분이 여성호르몬으로 만들어지므로 위험 인자가 된다.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유전으로 암이 생기는 경우는 전체 암의 5~10%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직계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젊었을 때 발병하거나, 엄마보다 자매가 유방암이라면 유방암 위험이 더 커진다.

김지예 연세암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BRCA1ㆍBRCA2 같은 유전자 검사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40세 이후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X선 촬영술을 권고한다.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조직 검사(세침 흡인 세포 검사, 핵침 생검)를 시행한다. 현미경 소견에서 암세포가 관찰될 때 유방암으로 최종 판정한다.

강영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국내 여성은 70~80%가 ‘치밀(緻密) 유방’이어서 유방 X선 촬영술과 함께 초음파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4단계 치밀 유방(실질 조직 75% 이상)인 여성은 실질 조직이 10% 미만인 여성보다 10년 이내 유방암에 노출될 위험이 5배가량 높다는 스웨덴 린셰핑대 연구 등이 있다.

유방암 치료는 수술, 항암 치료, 항호르몬 치료, 방사선 치료, 표적 치료로 나뉜다. 최근에는 면역 치료도 추가돼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수술은 유방 수술과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로 나뉘고, 유방 수술은 크게 유방 부분 절제 수술(유방 보존술)과 유방 전(全)절제 수술로 나눈다. 유방 보존 수술은 유방암 조기 발견이 늘면서 전체 유방암 환자의 70% 정도 시행된다.

유방 재건술은 유방을 절제한 환자에서 유방 보형물이나 자신의 조직을 이용해 원래 유방과 비슷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으로 환자가 자신의 몸에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주로 초기 유방암일 때 시행하고, 수술 시기에 따라 유방 절제와 동시에 이뤄지거나(즉시형 재건) 유방암 수술 후 2~3년 후 시행(지연형 재건)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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