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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키운 호랑이 새끼?...'비선 실세' 프리고진의 위험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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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이자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전쟁 전에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으나 최근 들어 스스로를 과감하게 노출시키고 있다.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군에 용병과 자금을 대는 '물주'로 러시아 정부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22일 텔레그램 채널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러시아 군복을 입은 용병 시신 수십 구가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사진이다. 그는 “러시아 국방부가 포탄을 충분히 보내주지 않아 파리처럼 죽어간 사람들이다. 더 많은 탄약을 달라”는 설명을 달았다.
프리고진은 24일 "탄약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그의 진짜 목적은 탄약이 아니었을 수 있다. CNN은 “용병의 시체 더미를 전시해 (러시아 수뇌부에) 힘을 행사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는 대형 요식업체를 운영해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의 요리사'로 불렸다. 통치 자금도 댔다. 바그너를 통해 푸틴 대통령 대신 손에 피를 묻히는 것으로 깊은 신뢰를 쌓았다. 러시아 반대파 숙청, 해외 민간인 학살 등에 러시아 정규군 대신 바그너의 용병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프리고진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사면 조건을 내걸어 사형수를 비롯한 러시아 수감자들을 용병으로 발탁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비롯한 격전지에 투입했다. 전투를 거부하는 용병을 총살하는 등 용병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로 또 다른 악명을 쌓았고, "살인 전과가 우대받는 용병의 스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자신이 바그너의 수장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숨기지 않는다.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인터넷 조사기관을 설립한 것도 부인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프리고진은 러시아군을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바그너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국방부가 엉성한 작전을 짜 전력을 약화시켰다. 반역 행위나 다름없다”는 글이 게재돼 있다. 지난달엔 “군이 바그너의 기여를 무시하며 고의적으로 보급 물자를 줄였다”고 했다. 군 통수권자인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격으로 읽힐 수 있지만, 프리고진은 거침이 없다.
프리고진이 싸움을 거는 것은 전쟁을 틈타 '독립된 권력'을 다지려는 의도라고 서방 언론들은 분석했다. CNN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코로나19 팬데믹, 국제사회 제재 등이 겹치며 푸틴의 권력이 약화한 데다 푸틴의 후계자가 없는 상황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프리고진이 푸틴의 '호랑이 새끼'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도 "러시아에서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에 밀리고 있었던 전세를 역전시킨 영웅으로 인정받는다"고 했다.
반대로 프리고진의 '끈'이 이미 떨어졌다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 수뇌부가 최근 프리고진을 집중 견제해 힘을 뺐고, 최근 돌발 언행은 이에 따른 반발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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