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중재자 자처' 중국 "종전 협상하라"면서도 "러시아에 무기 지원 없다" 단언 안 해

입력
2023.02.24 18:30
구독

침공 1년 맞아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 발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신화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신화 연합뉴스

전쟁 발발 1년을 맞은 24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온 중국이 공식 '중재안'을 내놨다. 조기 협상을 통한 휴전을 촉구했지만,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지'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했다. 이달 14~22일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지역을 순방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개전 1년에 맞춰 중국의 정치적 해법을 담은 일종의 평화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핵무기 사용 안돼"...핵군축 탈퇴한 러시아 비판

총 12개 제안으로 구성된 문서에서 중국은 "대화와 협상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두 나라가 최대한 빨리 직접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화해를 권유하고 협상을 촉진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해 최종적으로 전면 휴전에 도달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또한 "핵무기 사용도 안되고 핵 위협에도 반대한다. 핵 확산을 방지해야 하며 생화학 무기의 사용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보유국 러시아를 겨냥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브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달 21일 미국과의 핵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탈퇴를 선언하며 핵 위협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불에 기름 붓지 말라"...미국 겨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부쿠레슈티 9개국'(B9)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동시에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방적 제재도 비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권한 위임을 거치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면서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석유 금수 조치를 풀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성과 자제를 유지하며 불에 기름을 부어 갈등을 격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의 무기 지원 여부에 대한 내용은 문서에 담기지 않았다. 미국은 최근 들어 중국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경계하며 "러시아를 돕지 말라"고 수 차례 경고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핵위협을 견제하는 대목에서 중립 스탠스를 취하면서도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하지 않겠다"는 명시적 약속은 하지 않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