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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에 엇갈린 우크라·러시아 "역사적 방문" vs "재선 노린 세 과시"

입력
2023.02.20 23:21
수정
2023.02.2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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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키이우 방문에 희비 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에 전쟁 중인 두 나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 보내는 신호"라며 환호성을 내질렀지만, 러시아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방문"이라고 반발했다.

20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수도 키이우 방문을 "우크라이나 지지의 중요한 신호"라면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승리"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쿨레바 장관은 "이번 역사적 방문은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세계의 모든 자유를 위해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며 "'아무도 당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발언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민도 예고 없는 방문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길을 건너다 키이우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을 우연히 발견했다는 변호사 록솔리아나 게라는 "미국의 지지를 보여주러 온 그의 용기에 감사하다"고 영국 BBC방송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현장으로 달려온 26세의 올렉산드라 솔로비오바는 "전 세계에 보내는 신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선 러시아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21일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과 러시아의 경제·사회 문제 등에 초점을 둔 국정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으로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21일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과 러시아의 경제·사회 문제 등에 초점을 둔 국정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러시아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출발 몇 시간 전에야 이를 러시아에 알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소통의 민감성을 감안해 러시아의 반응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말했다.

관영 매체에서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RIA 노보스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러시아를 상대로 서방이 '대리전'을 벌인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전문가를 인용해 "우리는 우크라이나나 우크라이나인과 전쟁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서구 집단의 도구"라고 보도했다.

NYT는 또 러시아 정치 평론가들이 "바이든이 국내 정치적 이유로 우크라이나를 찾았고, 재선에 앞서 힘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TV 프로그램 '솔로비요프 라이브' 진행자 세르게이 마르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번 방문은 러시아 입장에서 노골적인 굴욕"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이우를 찾은 다음날 국정 연설을 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정치 평론가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푸틴은 연설에서 서방과의 명백한 관계 단절에 초점을 맞춘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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