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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키이우 '깜짝' 방문...젤렌스키에 5억 달러 군사원조 약속

입력
2023.02.20 15:30
수정
2023.02.20 23: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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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젤렌스키와 두 달 만에 회담
'러시아 경고,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 확인
미 의회 내 "F-16 제공 지지" 의원 늘어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키이우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환영을 받고 있다. 키이우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F-16 전투기 지원 검토, 러시아 추가 제재.’

러시아에 맞서 1년째 고군분투하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미국이 최근 꺼내 든 카드다. 말로 응원하고, 무기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러시아의 돈줄을 옥죄는 방식의 총력 지원전이다.

①키이우 깜짝 방문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지난해 12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무기와 전쟁 비용 추가 지원 약속을 받은 이후 두 달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돕겠다'는 메시지를 가장 높은 수위로 발신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억 달러(6,485억 원)를 더 지원하겠다고 이날 약속했다. 여기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탄약과 더불어 포탄, 대장갑 시스템, 대공감시 레이더 등의 군사 장비도 포함될 계획이다. 전쟁 발발 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금액은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 원)를 넘어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행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백악관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그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만 방문할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비밀리에 출발,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를 거쳐 폴란드에 내린 바이든 대통령은 기차를 타고 이동해 키이우를 전격적으로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5시간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동안 군·정부 인사들을 격려하며 한껏 힘을 실어 줬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경고이자,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를 품기 시작한 유럽 국가 등 서방에 대한 지원 독려 통보다.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고 중국에 통첩을 보낸 것으로도 해석됐다.


미국 공군 F-16 전투기가 경기 평택시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미국 공군 F-16 전투기가 경기 평택시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②미 하원 외교위원장 "전투기 보내길 바라"

우크라이나가 계속해서 지원을 요청하는 F-16 전투기의 전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은 19일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러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또 “(전투기와 미사일 지원을) 더 오래 기다릴수록 전쟁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 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 싸움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데 부정적이었다. S-300과 S-400 같은 러시아 방공망 공격 과정에서 확전 가능성이 있고, 구소련 전투기를 주로 운용해온 우크라이나가 F-16을 받아도 단기간 내에 실전에서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공화당 역시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대규모 지원을 반대해왔다.

민주ㆍ공화당 하원의원 5명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F-16 우크라이나 지원 촉구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의회 핵심 인사까지 거들고 나서면서 상황 변화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미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무기 원조 찬성 응답은 48%, 반대는 29%였다. 지난해 5월 응답자의 60%가 무기 원조에 찬성했던 것에 비하면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은 조금씩 식고 있는 셈이다.

1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주 동부 도시 브로바리에서 한 우크라이나 장병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이 무릎을 꿇고 있다. 브로바리=AP 연합뉴스

19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주 동부 도시 브로바리에서 한 우크라이나 장병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이 무릎을 꿇고 있다. 브로바리=AP 연합뉴스


③러시아 제재망 강화하는 미국

미국은 러시아 제재망 강화도 잊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방위산업, 에너지, 금융기관, 주요 인사 등을 겨냥한 새 제재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미국은 또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의 제재 우회를 차단하고, 제3국의 러시아 지원 역시 막아서기로 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우리의 대(對)중국 메시지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러시아의 잔인한 공격을 도우려고 결정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에게 중국의 러시아 지원 관련 경고장을 날린 데 이어 미국 고위 인사들이 중러 양국의 밀착 가능성을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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