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혈전', 폐동맥까지 막으면 심정지 위험

입력
2023.02.18 11:17
수정
2023.02.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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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고령 임신부, 정맥혈전 위험 3배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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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40대 고령 임신부가 늘어나면서 정맥혈전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40대 임신부의 경우 20대 임신부보다 정맥혈전 발생률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전이 폐동맥을 막으면 심정지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정맥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방수민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황헌규 순천향대 구미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내 임산부를 대상으로 정맥혈전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다.

임신부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태아이거나 제왕절개를 한 임신부도 단태아 혹은 자연 분만한 임신부보다 정맥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정맥혈전은 정맥의 혈류 장애로 혈액이 응고돼 혈전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령화와 생활 습관 변화로 정맥혈전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다리에 주로 발생하지만 혈전이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이동해 폐동맥 일부나 전체를 막는 경우(폐동맥 색전)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엔 정맥혈전이 저혈압이나 쇼크, 심정지도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조기 진단과 항응고요법을 통한 빠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임신 중에는 혈액 응고 체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임신 자체가 정맥혈전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임신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방수민 교수 연구팀은 1차(2006~2010년)와 2차(2014~2018년)로 기간을 나눠 국내 임신부의 연령대별 정맥혈전 발생률 변화 양상을 파악하고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분석했다.

2014~2018년의 경우 전체 임신부에서 정맥혈전 발생 건수가 510건이었다. 이 중 63%(321건)가 분만 후 6주 이내에 발생했다. 같은 기간 분만 1만 건당 정맥혈전 발생률은 2.62건으로 1차 연구(0.82건)보다 3.2배 증가했다.

특히 40대 임신부의 정맥혈전 발생률은 5.36건으로 20대 임신부(1.8건)보다 3배 높았다. 또한 쌍둥이 임신을 한 임신부가 단태아보다 혈전 발생률이 4.27배 높았다. 제왕절개로 분만한 임신부도 자연 분만한 임신부보다 2.99배 높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Thrombosis and Haemostasis (IF: 6.681)’ 지난 1월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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