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당뇨병’ 급증…고도 비만 늘어난 탓?

20~30대에 당뇨병에 노출되는 '젊은 당뇨병'이라면 심한 비만을 동반할 때가 많아 혈당 관리가 쉽지 않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젊은 당뇨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간 20, 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이들 환자 가운데 고도 비만인 사람도 급증했다.

김대중ㆍ하경화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아주대 의대 최현호·최기웅·윤호준 학생)이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 자료를 통해 2006~2015년 10년간 당뇨병 발생률 변화 추이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에서 국내 당뇨병 발생률은 2006년 1,000명당 7.7명에서 2015년 6.3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당뇨병 전 단계(당뇨병 고위험군)에서 당뇨병 예방을 위한 노력을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신체 활동 증가, 건강한 식습관, 금연, 적절한 음주 등의 생활습관 개선 효과로 보인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은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후 중ㆍ고령층에서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20, 30대 젊은 층은 2006년 1,000명당 1.3명에서 2015년 1.7명으로 증가했다.

연구팀은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한 이유를 비만 증가와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20, 30대 당뇨병 진단 시 비만을 동반한 비율을 살펴보면, 2006년 51.4%에서 2015년 72.4%로 크게 늘었다.

특히 2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0.0~34.9㎏/㎡) 비율이 2006년 11.2%에서 2015년 20.4%로, 3단계 비만(체질량지수 ≥ 35.0㎏/㎡, 고도 비만) 비율이 2006년 0.0%에서 2015년 10.2%로 급증했다.

이렇게 40세 미만 젊은 성인에서 생기는 제2 당뇨병을 ‘젊은 당뇨병’이라고 한다.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전혀 만들지 못하는 경우이며,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나오더라도 부족하거나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진다.

김대중 교수는 “젊은 당뇨병이 위험한 것은 심한 비만을 동반할 때가 많아 혈당 관리가 쉽지 않고, 오랜 기간 고혈당에 노출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며 “이른 나이에 합병증이 발생하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조기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젊은 나이에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평소 심각한 비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3대 증상으로는 다뇨(多尿)ㆍ다음(多飮)ㆍ다식(多食)이다. 달달한 음식이 계속 먹고 싶은 건 다식 증상의 한 형태다. 당뇨병은 인슐린 기능이 저하돼 포도당이 몸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소변을 통해 빠져나간다.

당을 아무리 흡수해도 소변으로 빠져나가서 에너지원인 당을 이용해야 하는 몸속 세포는 영양이 결핍된다. 몸은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단 음식은 물론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려고 한다.

음식을 많이 먹었는 데도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몸무게가 줄어든다면 혈당을 측정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식후 2시간 혈당은 200㎎/dL 이상, 8시간 이상 공복 상태를 유지한 후 측정한 혈당인 공복 혈당은 126㎎/dL 이상일 때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ㆍ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숙면도 중요하다.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권장된다. 특히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이거나 술ㆍ담배를 하거나 불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면 조심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