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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터지면 50%가 목숨 잃는 ‘머리 속 시한폭탄’

입력
2023.02.19 09:40
수정
2023.02.20 09:3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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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과 함께하는 건강 Tip]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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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腦動脈瘤ㆍcerebral aneurysm)는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다. 파열되지 않았을 때는 ‘미파열 뇌동맥류’, 파열돼 뇌출혈이 발생했을 때에는 ‘파열 뇌동맥류’라고 한다.

뇌동맥류는 매년 10만 명당 10~20명이 발생해 '지주막하(蜘蛛膜下ㆍ거미막하)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지주막하 출혈 환자의 25~50%가 목숨을 잃기에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Q. 미파열 뇌동맥류는 어떻게 발견되나.

“대부분 증상이 없기에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극히 일부에서 제3뇌신경 마비로 한쪽 눈꺼풀이 감겨 제대로 떠지지 않거나, 뇌동맥류가 아주 커서 뇌조직이나 뇌신경을 자극하면 두통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두통 원인을 찾으려고 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이때 발견된 미파열 뇌동맥류는 일반 두통과 전혀 관련 없다. 뇌동맥류는 고령ㆍ여성ㆍ가족력ㆍ일부 유전 질환 등이 있으면 발생 빈도가 높다.”

Q. 파열을 막는 치료는.

“뇌동맥류 치료에는 '클립 결찰술(수술)'과 '혈관 내 색전술(시술)'이 있다. 클립 결찰술은 머리를 여는 개두술로 조그마한 창을 만든 뒤 그 틈 사이로 현미경을 보면서 세심히 따라 들어가 부풀어 있는 뇌동맥류를 찾아 목 부분을 클립으로 동여매 파열을 막는 방법이다.

혈관 내 색전술(코일 색전술)은 대퇴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머릿속까지 들어간 뒤 도관을 통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주머니 안에 매우 가느다란 코일을 채워 넣어 혈류를 차단해 파열을 예방한다. 혈관 내 색전술은 전통적인 클립 결찰술보다 절개나 뇌조직의 노출 없이 치료할 수 있기에 안전하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Q. 파열을 막는 치료 기준은.

“미파열 뇌동맥류는 크기ㆍ위치ㆍ모양ㆍ개수ㆍ나이ㆍ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여부를 판단한다.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더라도 파열 가능성이 아주 낮다면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되며 정기적인 추적 검사로 큰 변화가 없는지 점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치료해야 한다면 치료에 따르는 위험성과 효과를 균형 있게 고려해 최적의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 혈관 내 색전술ㆍ클립 결찰술 치료 모두 각각 장단점이 있기에 어떠한 치료를 택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김용배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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