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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탱크 40% 잃었다"...'러시아 수뇌부 무능력 때문?' 의문 확산

입력
2023.02.16 20:00

'지나친 낙관론'에 9개월간 러 전차 1100대 파손
"정치·군사 모두 실패, 대규모 공력 능력도 의심"
영 국방장관 "러시아 육군 전력 97% 우크라 배치"
"러 총공세, 염원에 가깝다" 서방서 회의론 커져

지난달 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미하일 수도원 앞에서 어린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탱크 위에 올라가 있다. 키이우=연합뉴스

지난달 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미하일 수도원 앞에서 어린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탱크 위에 올라가 있다. 키이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1년 만에 최소 1,100대의 전차를 손실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군이 보유한 전차 대수의 40%가량인데, 추가 피해까지 고려하면 손실률이 50%대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군대와의 압도적 전력차에만 기댄 러시아군이 전략 수립도 없이 물량 공세만 펼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군사대국 러시아'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킨 뒤, 러시아 군 수뇌부가 보여준 능력이 '기대 이하'라는 얘기다. 현재 러시아 육군 전력의 97%가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과연 그동안 예고돼 온 총공세를 제대로 펼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확산되는 중이다.

"러시아군, 9개월간 최대 2400대 탱크 잃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지난해 5월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지역에서 파괴된 채 길거리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 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부차=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지난해 5월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지역에서 파괴된 채 길거리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군용 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부차=EPA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최근 자체 집계를 통해 러시아군이 지난 9개월 동안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 과정에서 전쟁 이전 보유했던 전차 전력의 절반가량을 잃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탱크 대수가 2,927대에서 1,800대 정도로 38.5%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전장에서의 막대한 손실을 감안하면, 러시아 전차의 손실률은 50%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IISS는 추측했다. 미국 일간 월스리트저널은 "20~40%의 추가 피해 가능성을 감안하면, 러시아 군은 2,000~2,300대의 탱크를 잃었을 수도 있다"는 IISS 연구원의 발언도 전했다.

특히 러시아 입장에서 뼈아픈 건 손실된 전차가 대부분 '현대화 전력'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전쟁에서 절반 이상 파괴된 것으로 알려진 T-72B3, T-27B3M 탱크는 모두 2013년 처음 도입된 개량형 최신 전차다. 가장 많이 전장에 투입된 주력 탱크 T-80BV/U도 개전 이전과 비교하면 3분의 1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전차 부대의 고전은 전쟁 초기 군 내부에 팽배했던 '지나친 낙관론'에서 비롯됐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보다 최소 4배 이상의 탱크를 보유했던 러시아는 눈에 보이는 지뢰 지대도 무시하고 진격하는 전략을 택했다. 심지어 사주경계를 하지 않기도 했다. 이 같은 자신감이 우크라이나 전차 부대에 의해 수많은 탱크가 파괴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돈바스 전투가 극명한 사례다. 당시 전장에 투입된 러시아 탱크 수십 대는 일렬로 단순 공격만 반복하다가 결국 정찰용 드론으로 이들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한 우크라이나 포병 부대에 의해 전멸됐다.

존 치프먼 IISS 소장은 "군의 리더십 부족 모습만 보인 러시아는 이번 전쟁에서 정치·군사적으로 모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도 "모스크바가 군사 전술은 물론, 향후 지속적인 대규모 지상 공격을 유지할 능력이 있을지도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육군 전력 97% 우크라 배치" 총공세 예고하지만...

러시아군와 우크라이나군 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주택가의 모습. 바흐무트=AP 연합뉴스

러시아군와 우크라이나군 간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주택가의 모습. 바흐무트=AP 연합뉴스

러시아는 여전히 총공세 태세를 유지 중이다. 개전 1년(24일)이 되기 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재점령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2주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장에 보낸 전력은 구형 탱크 5,000대, 신규 병력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도 B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육군 전력의 97%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의 진격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서방 세계에서는 오히려 회의적 시선이 많다. 현재 러시아군은 인력과 자원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관리는 러시아의 대공세 전망에 대해 CNN방송 인터뷰에서 ;현실적이라기보단 염원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한 관리도 "러시아군이 더 많은 병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들이 더 나은 조직력을 보이거나 성과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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