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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독재 정권과 싸운다면, 당신도 체 게바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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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합법적인 민주 정부를 무너뜨린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미얀마인들은 총을 들고 싸웁니다. 피와 눈물로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미얀마인들은 과거의 우리와 닮았습니다. 한국일보는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남동부 카렌주의 가장 깊숙한 곳에 들어가 군부와 싸우는 시민방위군(PDF)과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학생군의 민주주의 수호 전쟁을 취재했습니다.
“독재 정권하에서 청년들은 미래를 꿈꾸지 못합니다. 새로운 미얀마의 미래를 스스로 구상하고 만들어가는 것. 우리가 투쟁하는 이유입니다.”
쿠데타 군부와 맞서 싸우는 무장 세력인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탄케(57) 의장의 말이다. 3일 미얀마 카렌주 다운타만의 ABSDF 캠프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는 '미래'와 '투쟁'을 말할 때 유난히 크게 울렸다.
탄케 의장은 1988년 독재 군정에 맞선 ‘8888항쟁’ 당시 이름을 떨친 투사다. 최고의 수재들만 다닌다는 만달레이 의과대학 재학 중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2001년 4월 ABSDF 의장으로 선출된 후 22년 넘게 무장 학생운동을 이끌고 있다. 쿠바 혁명가 ‘체 게바라’에 빗대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의 체 게바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제2, 제3의 탄케’가 미얀마의 봄을 꿈꾸며 싸운다. ‘투쟁 선배’로서 들려 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35년 만에 또다시 혁명의 선봉에 선 까닭은.
“1988년 8월 온 나라가 일당 독재 정권에 저항하며 치열하게 싸웠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부르짖었고 노동조합 결성 자유와 임시정부 구성 등을 요구했다. 정권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한 달 만인 9월 18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손에 넣었다. 35년 만에 비극이 반복됐다. 2020년 선거로 선출된 합법 정부를 2021년 군부가 짓밟았다. 평화적으로 시작한 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한 것도 같다.”
-1988년과 지금 투쟁에 차이가 있다고 보나.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고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것. 그것이 젊음의 본질이다. 그때도 지금도 청년들은 같은 생각으로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다른 세대다. 지난 10년간의 민주화 경험 덕에 미얀마 청년들은 자유의 소중함을 뼛속까지 잘 알고 있다. 언론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정보 교환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훨씬 크다."
-무장 투쟁이 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독재에 맞서는 혁명은 시민들이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싸움이다. 혁명이 일어났을 때 선택은 두개뿐이다. 죽을 것이냐, 맞서 싸울 것이냐. 지금 당장 싸우는 것에 집중할 뿐 무장혁명 때문에 내전이 일어나면 어쩌나 같은 걱정은 하지 않는다. 무장 투쟁은 미얀마의 봄을 앞당길 동력이다."
-군부와 싸우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혁명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돈, 식량, 생필품, 그리고 무기다. 가장 중요한 게 무기인데, 학생군과 시민군에겐 무기가 별로 없다. 전투 규모가 커지고 있고 군부 정부군은 공중전도 시작했다. 부족한 무기로 여기에 맞서는 게 가장 어렵다.”
-버마의 체 게바라로 불리는데.
“체 게바라는 억압받는 계급을 위해 싸운 혁명의 지도자다. 젊음을 갈아 넣어 독재에 반기를 들었다. 체 게바라처럼 모든 걸 뒤로하고 싸우는 청년들이 미얀마에 무수히 많다. 그들 한 명 한 명이 '버마의 체 게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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