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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만 한 여야 원내대표, 실망스러운 국회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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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이래 의회민주주의는 붕괴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부정부패 혐의가 국회 위신을 떨어뜨린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을 30여 차례, 문 전 대통령을 14차례, 이 대표를 4차례 언급할 만큼 연설의 상당 부분을 전 정권과 야당 공격에 할애한 것이다. 현 상황을 의회민주주의 형해화로 규정하며 민주당이 검수완박법 입법과정에서 보인 위장탈당 등을 지목했다.
그러나 문제의 근원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려는 모습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전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연설에 맞불 대응으로만 여겨질 뿐, 집권당 원내사령탑으로서 정국을 풀어갈 해법을 제시하긴커녕 감동을 주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도 1분에 한 번꼴로 윤석열 대통령을 거론하며 정권을 비판했다. ‘권력남용의 끝판왕’ ‘검사들의 대장’ ‘공포정치’ 같은 거친 표현이 총동원됐다. 민생을 언급한 횟수보다 김건희 여사를 입에 올린 경우가 많았을 정도다. ‘조국 사태’를 비롯한 일말의 반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국회의 기본 역할도 못 한 채 적대적 대치만 거듭하는 여야 모습에 국민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여전히 선거판을 방불케 하는 '네 탓 공방'만 난무한 탓이다. 야당 협조를 끌어내지 못하는 여당의 척박한 정치력, ‘이재명 방탄’ 블랙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야당 모두 국민이 보기엔 절망적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서민의 고통 앞에 양당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작 이틀간 여야 원내대표가 내놓은 상대측 비방은 하나같이 국민이 공감할 내용들이다. 여당부터 김건희 특검 공방 등 현안에 대한 진솔한 자기반성과 정책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주 원내대표의 충정이야 이해하겠지만 지금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본회의 개회 시 윤리강령 서약” 수준의 아이디어를 논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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