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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성남시장 빠짐없이 구속… 이재명은 예외로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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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것 같지만 끝나지 않은 사건이 있습니다. 한국일보 기자들이 사건의 이면과 뒷얘기를 '사건 플러스'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누구보다 청렴을 강조한 이재명 시장이었기에, 더 놀랍고 안타깝네요.”
최근 기자와 만난 경기 성남시 간부 공무원 A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으며 연일 언론에 등장하자,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2010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8년간 민선 5기와 6기 성남시장을 지냈다. A씨가 씁쓸한 심경을 토로한 건 역대 민선 성남시장의 불명예스러운 기록과 무관치 않다. 이재명 시장을 제외한 과거 민선 시장 4명은 모두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성남시장=구속’ 등식을 깼던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대표와 8년을 함께 했던 성남시 공무원들도 검찰 수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이뤄진 개발 사업과 관련해 주로 수사를 받고 있어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백현동·정자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1995년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이 대표를 뺀 민선시장 4명은 모두 수뢰 혐의로 구속됐다. 법의 심판대에 선 전직 시장은 여야도 남녀도 따로 없었다.
흑역사는 민선 1기부터 시작됐다. 무소속 오성수 전 시장(2006년 별세)은 관선 시장 시절 지하철 상가 개발업자로부터 공사 추진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6,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구속돼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민선 2기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김병량(2015년 별세) 전 시장도 2000년 8월 분당 파크뷰 주상복합아파트 시행사에 압력을 넣어 측근 건축사사무소에 설계용역을 맡기도록 해 3억 원의 이득을 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구속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민선 3기와 4기 성남시를 이끈 한나라당 소속 이대엽(2015년 별세) 전 시장도 2008년 판교지구 토지 수의계약과 관련해 건설업자에게 1억 원을 받는 등 총 3억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돼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성남시장 잔혹사는 첫 민선 여성 시장 타이틀을 거머쥔 은수미 전 시장도 피하지 못했다. 그는 2018년 이재명 대표 뒤를 이어 민주당 소속 민선 7기 성남시장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에게 수사 기밀을 넘겨받고, 그 대가로 인사청탁과 이권 개입 요구를 들어준 혐의(뇌물공여 및 수수 등)로 지난해 10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지역 정가에선 초유의 민선시장 릴레이 구속 사태가 지역 특수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성남시는 1968년 서울 판자촌에서 쫓겨난 주민들이 몰려들면서 형성된 뒤, 분당과 판교 등 대단위 개발사업이 잇따르면서 인허가권을 가진 시장들이 개발업자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 개인의 일탈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최창열 용인대 교수는 “도시가 급격하게 발전하고 팽창한다고 해서 시장들이 구속된다면, 대도시 시장 모두 사법처리가 됐어야 한다”며 “인허가권 등 막강한 권한을 쥔 시장들이 특혜와 편법의 탐욕을 버리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지역사회에선 이 대표가 성남시장 흑역사에서 예외로 남을지, 똑같은 길을 걷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직 시장들의 줄구속 상황에 우려를 표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경북 포항시청 광장에서 대선 유세를 하면서 “성남시장 모두 감옥에 갔다. 제가 유일하게 감옥 안 간 시장”이라고 자신의 청렴함을 어필하기도 했다.
성남시의 한 공무원은 “이재명 시장은 재임 때 시장실 앞에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해 뇌물공여 시도를 차단하는 등 청렴성 회복에 힘썼기에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며 “다시는 시민들에게 부끄러운 시장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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