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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에게 총격을"…탈영한 '푸틴의 그림자' 와그너 사령관의 고백

입력
2023.01.27 08:54
수정
2023.01.2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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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탈출, 노르웨이 망명한 러 용병
미국, 이날 와그너 그룹 범죄 조직 지정도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의 전사자 무덤이 두 달 새 7배로 늘어났다고 미국 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2월 러시아 남서부 지역의 바킨스카야 마을 인근의 와그너의 전사자 매장지. 바킨스카야=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의 전사자 무덤이 두 달 새 7배로 늘어났다고 미국 NBC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2월 러시아 남서부 지역의 바킨스카야 마을 인근의 와그너의 전사자 매장지. 바킨스카야=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도망치려던 동료들이 총에 맞는 장면을 봤습니다."

우크라이나 격전지에서 탈출, 노르웨이에 망명을 신청한 와그너 그룹의 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의 말이다. 전쟁에서의 살인과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죄수들에 대한 학대를 목격하고는 공포에 휩싸인 그는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메드베데프는 변호사를 통해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이렇게 밝혔다. 그의 변호사는 "메드베데프가 지난해 가을 와그너에서 싸우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상황을 봐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군 입대 이후 교도소에 수감됐던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6월 러시아 용병회사인 와그너와 4개월짜리 계약을 맺었다. 미국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된 와그너 용병 대다수가 교도소에서 모집한 재소자라고 본다.

그는 앞서 자신이 '죄수 그룹'을 이끌었고, 소대원 30명 중 단 3명만 살아남았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는 또 전장에서 전투를 거부하거나 탈영을 시도한 용병들이 처형당했고, 그 역시 동의 없는 계약 연장으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계속 싸워야만 했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등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메드베데프는 노르웨이 국경을 넘어 오슬로 지역에 머무르고 있다. 노르웨이 형사 당국은 그를 러시아 침공의 전쟁 범죄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그의 변호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메드베데프는 천천히 이해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1월 러시아 인권단체가 미공개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며 노르웨이로 망명한 안드레이 메드베데프의 모습이 보인다. 오슬로=AFP 연합뉴스

1월 러시아 인권단체가 미공개 장소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의 일원이라고 주장하며 노르웨이로 망명한 안드레이 메드베데프의 모습이 보인다. 오슬로=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소유한 와그너 그룹은 동부 바흐무트와 솔레다르 전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존재가 알려졌다. 이들의 실체가 드러나자 국제 사회의 제재도 가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능력을 저하시키려 6명의 개인과 12개 단체에 대해 추가 제재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특히 와그너 그룹은 중요한 범죄 조직으로 지정됐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와그너 그룹에 대한 제재 확대는 푸틴의 전쟁 무장 능력을 방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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