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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게도 좋은 일자리가 중요?···노동 렌즈로 본 동물과 인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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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발간돼 ‘동물권’ 논의를 촉발한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이 국내에 번역 출간된 게 10여 년 전이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면서 한국에서도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는 있지만 ‘동물노동’이라는 주제는 아직 낯설다. 수세기 동안 동물은 인간의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이자 자원으로만 간주됐고, 특히 한국 사회에서 동물은 여전히 지각력 있는 생명체로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노동운동을 중요한 사회정의 운동으로 여겨 온 미국 사회조차 노동은 명백한 인간의 활동으로 보는 인식이 강했다.
최근 번역 출간된 신간 ‘동물노동’은 철학 법학 정치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있는 12명의 저자가 동물노동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현대 사회에서 노동이 수행하는 역할을 동물노동으로 확장해 저마다의 주장을 펼쳐 보이는 한편 독자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일부 동물권 옹호론자들의 주장처럼 동물노동은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착취이자 전면 폐지해야 마땅한 것일까. 동물을 노동자로 보는 것은 합당한 일일까. 동물에게도 좋은 일자리가 중요할까. 동물노동의 인정은 인간과 비인간 관계에서 일어나는 종간(interspecies) 정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저자들은 동물을 인도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복지론, 또는 인간은 동물에게 해를 가할 권리가 없다고 믿는 폐지론의 이분법에 갇히지 않고 동물권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다층적 담론을 제시한다. 동물노동에 대한 똑떨어지는 정답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미래의 노동은 종간 차별 없이 더 정의롭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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