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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부모님 건강 '체크 리스트'…이것만은 꼭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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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는 나흘(4일)이다. 가족끼리 모처럼 얘기꽃도 피우고 가까운 곳을 찾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설 연휴에는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 부모님의 건강을 찬찬히 살펴보는 기회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들의 도움말로 자녀들이 꼭 알아둬야 할 부모님 건강 체크리스트를 살펴본다.
설 명절 부모님 건강을 확인하는 데 있어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 가운데 하나가 치매다. 치매는 나이와 성별을 떠나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꼽힌다.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어느새 나를 잃어버리거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빚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1’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국내 추정 치매 환자는 84만 명이다. 유병률은 10%를 조금 넘는다. 65세 이상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80대 중반이 되면 전체의 절반 정도가 치매 진단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매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기억력 저하다. 실제 가장 흔한 치매인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은 기억력 저하가 먼저 발생한다. 그렇다고 기억장애만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는 없다.
송인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는 기억장애 같은 인지기능장애와 함께 경우에 따라 이상 행동이나 시공간 장애, 망상·환시 같은 환각, 공격적인 행동 등을 동반할 수 있다”며 “부모님이 평소 혼자서도 잘하던 전화 걸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씻기 등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문제가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생명의 위협이 없을 때에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국내 고혈압 인구 절반은 65세 이상이다. 전체 뇌혈관 질환의 50%가 고혈압으로 발생하고, 협심증ㆍ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의 30~35%, 만성콩팥병의 10~15%가 고혈압이 원인이다. 동맥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도 마찬가지다.
고혈압은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심한, 요즘 같은 겨울철에 더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도 기온이 1도씩 떨어질 때마다 혈압이 0.2~0.3㎜Hg 올라간다.
고령인이나 마른 체형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인의 혈압 조절 목표는 수축기(최고) 혈압 140~150㎜Hg, 이완기(최저) 혈압 90㎜Hg이다.
이동재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의 경우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알아차리기 쉽지 않기에 평소 주기적으로 부모님 혈압을 확인하고 위험 요인을 살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골다공증은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골절 등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한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척추 압박 골절로 키가 줄어든다거나, 허리가 점점 휘고,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을 때가 많다. 심하면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될 수 있다.
여성에서 더 빨리,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기검진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우유나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고 술ㆍ담배는 멀리해야 한다.
운동도 중요하다.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이나 관절에 과도한 무리가 가지 않는 걷기 운동이 좋다.
한제호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모님의 경우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는 것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회복이 불가능한 사례도 있으므로 굽은 허리나 다리가 평소보다 심하다면 적극적인 진단을 실시해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늘듯이 척추와 추간판(디스크)도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척추나 그 주변의 인대가 심한 퇴행성 변화를 겪게 되면 척추신경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다.
주증상은 걸을 때 심해지는 다리 통증이다. 협착증 부위에 눌린 신경이 지나가는 엉덩이 아래 다리 통증과 저림, 근력 약화로 보행이 힘들어진다. 이때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으면 통증이 완화되므로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두용 인천성모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며 “부모님의 허리가 굽고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면 질환 초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무릎 관절은 평지를 걸을 때 체중의 3~4배, 내리막길에선 체중의 5~6배의 무게를 지탱한다. 노화는 무릎 관절 자체를 약하게 만든다. 무릎 관절을 지탱해 주는 근육과 인대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관절연골과 반월연골판의 충격 흡수 기능도 떨어진다. 또 관절액의 윤활 작용도 약화한다.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다리가 맞닿는 내측 무릎에 통증을 유발한다. 처음에는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책상다리 같은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지만 병이 진행되면 자세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휴식이나 수면 시 통증이 심해지고, 심하면 걷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전상현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부모님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무릎 주위가 붓거나 아프다고 호소한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고관절(엉덩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으로 척추와 더불어 체중을 지탱하는 몸의 기둥 역할을 한다.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을 견뎌야 한다. 걷기만 해도 4배, 조깅은 5배, 계단 오르내리기는 8배 하중이 가해진다.
고관절 질환은 반복적인 사용과 노화로 발생하는 1차성 고관절 골관절염이 대표적이다.
고관절 골관절염이 생기면 넓적다리뼈와 고관절의 덮개 뼈인 비구가 모두 망가지고,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진행을 막을 순 없다.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사타구니가 시큰거리고,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거동조차 하지 못한다.
전상현 교수는 “사타구니 부위나 엉덩이, 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한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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