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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으로 우크라 장관 등 16명 사망… 러시아 소행일까

입력
2023.01.18 22:06
수정
2023.01.1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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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외곽 주택가에 추락..16명 사망·30명 부상
내무장관, 전쟁 발발 이후 사망한 최고위급 관료
추락 원인은 불명... 러시아, 사고 관련 반응 없어

1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헬기 추락 현장에서 현지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키이우= EPA 연합뉴스

1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헬기 추락 현장에서 현지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키이우=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 헬리콥터가 추락해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가운데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차관 등 고위급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 이번 사건이 조종 실패나 기기 결함 등 단순 추락 사고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공격 가능성도 열어둔 채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키이우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진 브로바리 지역에 정부 소유 헬기가 추락해 탑승 중이던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내무장관과 예브게니 에닌 내무부 1차관, 유리 루브코비치 내무부 사무총장 등 최소 16명이 숨졌다.

헬기가 유치원과 주거 밀집 지역에 추락한 탓에 민간인 피해도 컸다. 사망자 가운데 9명은 정부 관계자, 나머지 7명은 어린이(3명) 등 현지 주민이다.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30명은 부상을 입었다.

숨진 모나스티르스키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키릴로 티모센코 대통령실 부국장은 현지 매체에 “교전이 진행 중인 지역 중 한 곳에서 작업을 수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유리 이흐나트 공군 대변인 역시 "임무를 수행하던 국가 비상 서비스 헬기에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사망한 최고위 관료다. 그는 전시 상황에서 러시아군 공격에 의한 우크라이나 사상자 수를 집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헬기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정보국(SBU)에 즉각 사고 경위를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SBU는 △기체 이상 △안전수칙 위반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러시아의 공격보다는 단순 사고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사고가 발생한 오전, 현장은 어둡고 짙은 안개가 껴 있어 시야 확보가 안 됐다”며 “최전선으로 이동 중이던 헬기가 러시아 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저공비행 중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키이우 인근에서 직접적인 전투도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소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안드리 코스틴 검찰총장은 텔레그램에 “가능한 모든 형태의 헬기 추락 사고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고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곳곳에선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EU의 훌륭한 친구였다”며 “비극적인 사고로 슬픔에 잠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고 밝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도 “사고로 숨진 이들은 우크라이나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일한 애국자들”이라며 애도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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