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으로 끝난 이태원 국정조사… 野 3당, 이상민 장관 등 위증 고발

입력
2023.01.17 21: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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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참사 최종 책임자 이상민"... 위증 고발
이상민 파면·독립기구 설치 등 병기 요구에
與 "윤석열 정부에 책임 덮어씌우기" 반발
野 3당, 與 퇴장 속 이상민 고발건 단독 의결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고서를 채택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부의 뜻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고서를 채택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부의 뜻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17일 끝까지 반쪽인 채로 활동을 마쳤다. 55일간의 특위 활동에도 여야 간 합의 불발로 야 3당이 단독으로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데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8명에 대해 위증(7명)·불출석(1명)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야3당, 이상민·한오섭 등 위증 고발

국조특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의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 소속 위원들이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야 3당은 이 장관과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 등을 위증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결과 보고서 채택 및 이 장관 등에 대한 고발에 모두 반대했다.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국조특위 위원들과 회의를 하는 도중에 언론을 통해 위증에 대한 고발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야당 입장에서 여당과 함께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합의 불발의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여야 특위 위원들은 이에 앞서 결과 보고서 채택과 고발 건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장관은 재난관리 주관기관을 정했는지, 기관의 장이 누구인지에 대해 말을 180도 바꿨다. 명백한 위증"이라며 "유족 명단도 1차 기관보고에서 '서울시만 가지고 있고 개인정보를 이유로 넘겨주지 않았다'고 했지만, 2차 기관보고에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세 차례에 걸쳐 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모든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덮어씌우려는 의도로 국정조사가 시작됐고, 결국 이상민 장관을 쫓아내기 위해 계속 증거 수집을 하기 위한 얄팍한 수작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고서 채택을 한 동안 유족이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보고서 채택을 한 동안 유족이 항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野 "여야 의견 병기" vs 與 "국민 분열 가중"

결과보고서에 여야 의견을 병기하자는 요구도 국민의힘 반대로 불발됐다.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의) 이만희 간사와 수없이 논의했는데 이제는 병기조차 합의가 안 되고 있다"며 "이상민 장관은 위증 관련 고발을 안 할 수 없다. 국조특위를 수없이 해왔는데 그동안 위증자 고발을 안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까지 소환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가 사실이냐, 사실이 아닌 걸 주장하고, 이를 (결과 보고서에) 병기하면 국민 분열을 가중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에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청담동 술자리가 무슨 상관이냐"고 강하게 항의하며 보고서 채택을 요구했다. 장내 소란이 이어지면서 일부 유족들은 퇴장당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우상호 위원장이 유가족 진술인의 발언을 들으며 논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공청회에서 우상호 위원장이 유가족 진술인의 발언을 들으며 논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


우상호 "소임 다했는지 반성... 진상규명 이어지길"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당 소속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결과 보고서 상정을 선언했다. 이에 반대한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 3당 위원들만 참석해 결과 보고서가 채택됐다.

우 위원장은 산회 직전 "159명의 희생과 유가족들의 눈물로 시작된 국정조사가 그 소임을 다했는지, 부족함이 없었는지 반성한다"며 “오늘로 국정조사는 끝나지만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피해자 구제까지 모든 과제를 완료할 수 있도록 유가족이 원하는 독립적인 조사기구와 특검을 포함한 또 다른 진상규명 노력들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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