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솔레다르 점령' 선언에…우크라 "사실 아냐"

입력
2023.01.13 23:20
수정
2023.01.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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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충지 바흐무트 인근 소도시 두고 여론전

우크라이나 육군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솔레다르 인근 최전방 러시아 진지에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군이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13일 밝혔다. 솔레다르=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육군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솔레다르 인근 최전방 러시아 진지에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군이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13일 밝혔다. 솔레다르=AP 연합뉴스

소금 광산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솔레다르.

이 작은 도시의 점령 여부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주장이 엇갈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동부의 군사 요충지 바흐무트로 가는 통로인 솔레다르를 장악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아직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라는 입장이다.

13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수 주에 걸친 혈투 끝에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전날 솔레다르 해방 작전이 완료됐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군 보급로를 차단, 군을 포위할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 세르히 체레바티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 부대는 여전히 솔레다르에 있다"라며 "러시아는 이 지역을 완전히 점령하지 못했다"라고 반박했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도 러시아의 발표 직전 "솔레다르에서 밤새 전투가 계속됐다"라 언급했다.

인근 바흐무트 공략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러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솔레다르에 공세를 집중했다. 바흐무트로 가는 길을 뚫는 차원이었다. 솔레다르 점령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여름 이후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부의 헤르손을 잇따라 내줬던 러시아군의 첫 승전보가 된다.

CNN는 솔레다르에서의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솔레다르에 있는 한 우크라이나 군은 인터뷰에서 "(상부로부터)끝까지 버티라는 지시를 받았다"라며 "스스로 철수하려고 했지만 러시아 군이 이미 에워싼 상태"라고 전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금 상황은 어렵다기보다는 매우 어렵다”라고 영국 가디언에 토로했다.

예르막 비서실장은 솔레다르와 바흐무트에서의 전투를 "21세기의 베르됭 전투"로 비유했다. 제1차 세계대전 벌어진 베르됭 전투는 10개월 간 70만명의 사상자를 낸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투다. 압도적 병력의 우세를 보인 독일은 결국 프랑스에 밀려 물러났고, 이 전투는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다만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백악관에서 "바흐무트와 솔레다르가 모두 러시아에게 넘어간대도 전쟁 자체에 전략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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