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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년인사회부터 빛바랜 협치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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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신년인사회에서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면서,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새해 심기일전의 국정의지를 다졌다. 신년인사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포함한 5부 요인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초청됐다. 모처럼 초당적 화합을 꾀하는 자리가 될 뻔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불참해 빛바랜 반쪽짜리 소통의 장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이 부산·경남 민생투어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건 내내 아쉬움을 남긴다. 당대표가 못 가면 원내대표라도 참여해 연초부터 형식적으로나마 협치의 모습을 연출했다면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계기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통령실이 야당을 초청할 진정성이 있었느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는 대목이다.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이름으로 신년회 참석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왔고 3시간 뒤까지 회신을 요구했다고 한다. 통상 정당 수뇌부를 초청할 때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야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직접 연락해 초청하는 게 상식적이지만 의전관행조차 패싱한 셈이다. 200여 명이 모인 신년회는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참석해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부각하려 부산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 당대표에겐 내밀한 대화는커녕 인사말 하는 역할도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다는 게 민주당 측 불만이다.
올해는 경제위기가 심화할 것이란 경고가 그치지 않는다. 정치가 위기 대처를 주도하지 못하고 극한 대치를 반복한다면 미래는 더욱 어둡게 된다. 지난해 대통령 국회시정연설을 보이콧한 야당도 문제지만 최종적으로 통합의 정치에 앞장서야 할 주체는 대통령과 여당이다. 지난해 '주사파와 협치는 불가능하다'던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야당에 손을 먼저 내밀거나 대통령으로서 국민통합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내놓지 않았다. 윤 정부 2년 차도 정치실종이 반복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정치권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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