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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워털루 들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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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스태퍼드셔 출신 기병대 하사로 7년 전쟁에 참전한 베테랑 필립 애슬리(Philip Astley, 1742.1.8~1814.10.20)가 1768년 1월 9일, 런던 워털루 들판(현 세인트존스 교회 뒤편)에서 자신의 승마 기량을 선뵀다. 발 한쪽은 안장 고리에 걸고 다른 발은 말 머리에 얹은 채 지름 19m 원형 무대를 빠른 속도로 달리며 칼을 휘두르는 묘기. 어려서부터 말타기에 능숙했던 그는 기병대 제대 후 승마학교를 열 계획이었고, 그날 이벤트도 승마학교 모객 행사였다. 하지만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예에 열광하는 관객들을 본 뒤 그의 계획은 '유료 쇼'로 급선회했다. 그는 다른 승마자를 모집하고, 광대와 악사들을 고용해 쇼를 시작했고, 2년 뒤 아예 링 위에 구조물을 짓고 지붕을 얹은 ‘애슬리 원형극장’을 지었다. 1772년에는 프랑스 왕실의 초청을 받아 베르사유의 루이 15세 앞에서 승마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 전차 경주에서 비롯됐다는 ‘서커스(Circus)’가 그렇게 부활했고, 애슬리는 ‘현대 서커스의 아버지’로 불리게 됐다.
서커스 공연은 프로그램과 기예가 점점 확장되고 정교해지면서 18세기 말 유럽을 넘어 미국에서도 공연되기 시작했고, 애슬리 원형극장 출신 곡예사들이 독립해 별도의 서커스단을 조직하기도 했다. 19세기 초 조립식 천막을 공연장 삼아 유럽 전역을 떠도는 유랑 서커스단들도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1792년 영국 승마 곡예사 존 빌 리케츠가 연 필라델피아 공연이 최초지만, 희대의 엔터테이너 PT 바넘(PT Barnum)이 1871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개막한 ‘지상 최대의 쇼’는 공중그네와 프릭쇼 등 기괴한 볼거리를 포괄한 당시 기준 ‘가장 스펙터클하고 버라이어티한’ 공연으로 기록됐다.
한반도에서도 유래를 알 수 없는 먼 과거서부터 ‘마상재(馬上才)’라는 승마 곡예(곡마술)가 존재했다고 한다. 현대적 서커스의 원조는 1925년 창단한 ‘동춘서커스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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