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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 1,000조 돌파… 위기 선제대응 시급하다

입력
2022.12.23 04:30
27면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2일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2일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자영업자 대출이 올해 3분기 1,014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증가 속도도 빨라, 1년 새 14% 급증했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48%나 늘어났다.

아직 대출 연체율은 0.19%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한은이 낮은 연체율은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원 때문이라고 밝혀, 지원이 중단되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자영업자 부실 대출이 내년 말 최대 3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3.25%인 한은 기준금리가 내년 3.75%까지 오른다면, 여러 금융회사에서 중복해 빚을 진 저소득 저신용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9.3%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 금융 취약계층의 파산 위험은 더 빠르게 확산할 것이다. 주택가격이 올해 6월 말 대비 20% 하락할 경우 집을 팔아도 부채상환이 어려운 고위험 가구 비중은 4.9%로 1.6%포인트 높아진다. 또 전셋값이 30% 급락한다면 세입자의 9%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질 내년에는 20%가량으로 고용 비중이 높은 자영업자와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을 짊어지고 있는 가계가 언제든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10월 이후 2개월 연속 ‘위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자영업자·가계 대출 불안이 더 큰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면, 이들에 대한 채무 재조정 등 적극적인 선제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 우선 만기 일시 상환 대출을 분할 상환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택가격 안정 대책과 함께 세입자 보호책도 강화해야 한다. 한계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를 위한 폐업 지원과 사업전환, 직업 재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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