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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단 기미가 없다...지원 늘린 미국, 경고하는 러시아, 항전하는 우크라

입력
2022.12.16 16: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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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우크라군 훈련 지원 2배 확대
러, 미 패트리엇 지원 방침 반발
젤렌스키 "러 물러나야 외교 시작"

우크라이나 군인이 1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리만 근처에서 장갑차에 국기를 걸고 있다. 리만=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이 14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리만 근처에서 장갑차에 국기를 걸고 있다. 리만=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10개월이 다 돼 가지만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 훈련 지원과 러시아 주요 인사 및 기관 제재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시스템 지원에 “표적이 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내년 초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긴장 상황은 여전하다.

미국, 우크라 지원 늘리고 러시아 추가 제재 압박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이 우크라이나군 군사 훈련 지원을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내 미군 기지에서 훈련받는 우크라이나군 인원을 매달 300명 수준에서 600~800명 수준으로 늘리는 국방부 계획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독일 내 미군 기지에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ㆍ하이마스)’ 등 미군이 지원하는 각종 첨단무기 사용 기술을 우크라이나군에 전수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미군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3,100명에 달한다. 하이마스 등 서방이 제공한 첨단무기가 전황을 바꾼 ‘게임 체인저’였다는 점에서 미군의 훈련 지원 확대가 우크라이나군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이 운용 중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UPI 연합뉴스

미군이 운용 중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UPI 연합뉴스

미국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들을 추가 제재하면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날 국무부와 재무부가 공개한 러시아 제재 대상에는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 중 한 명이자 푸틴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포타닌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 등 러시아 부총리 5명 △상업은행 로스방크와 국영은행 VTB 자회사 17곳 등이 포함됐다.

특히 러시아 ‘니켈왕’으로 불리는 포타닌은 가족은 물론 투자 지주회사 인테르로스도 제재 대상이 됐다. 포타닌이 소유한 초호화 요트 너바나도 제재 품목으로 지정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오늘 우리 조치는 미국이 푸틴 대통령의 부도덕한 전쟁을 멈추고 그 책임을 묻기 위해 보유한 도구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러, 내년 2월 추가 공세" 휴전 난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여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공개된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대략 내년 2월쯤 또 다른 공격을 가하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부분 동원령으로 징집한 병력 30만 명 중 절반인 15만 명이 최근 훈련에 돌입했고, 최소 3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치면 내년 2월 전후가 투입 시점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미국이 곧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예정인 패트리엇 미사일에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냈다. 러시아는 “(패트리엇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인력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들어간다면 즉시 우리 군의 정당한 표적이 될 것”(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수도 키이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수도 키이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크리스마스 휴전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인터뷰에서 지금 전쟁을 중단하면 러시아는 더 강력해져서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물러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리 땅(우크라이나)에 와서 전쟁을 하는 것이니 그들이 물러나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1991년 당시 국경으로 철수하면 외교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림반도와 동부 도네츠크ㆍ루한스크 지역을 러시아가 내놓아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당분간 휴전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이날도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헤르손에 무차별 포격을 가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동부 도네츠크에서 공세를 강화하면서 양측의 소모전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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