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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에 발목 잡힌 예산안..."교조적" "답정너" 공방 가열

입력
2022.12.11 19: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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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예산안 시한 15일로 연기, 시간 벌었지만 합의 처리 불투명
법인세 놓고 "교조적 생각" vs "스스로 국정 발목" 신경전 가열
이재명 "서민 감세안 만들자"...민주당, 예산부수법안 처리 엄포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15일로 연장했다. 그러나 법인세 등 예산부수법안에 대한 입장 차를 감안하면 합의가 쉽진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기존에 없던 서민 감세안을 추가 처리하자고 제안하면서 여야가 부딪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예산안 시한 늦췄지만 법인세 입장차 커

김진표 국회의장은 1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본회의 직후 공보수석실을 통해 "국회법에 따른 해임건의안 처리는 여야 합의로 15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한다. 국민과 민생만을 기준 삼아 예산안을 조속히 합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로써 나흘의 시간을 벌었지만 여야 합의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대 쟁점인 법인세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과세표준 2억∼5억 원에 해당하는 중소·중견기업 5만4,404개의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맞섰다. 전체 세입의 20%에 달하는 법인세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 내년도 예산안 편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與 "교조적 생각" vs 野 "스스로 국정 발목"

국민의힘은 야당과의 타협이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의견 차이가 너무 크다. 결단이 필요하지, 협의로 좁히긴 쉽지 않다"며 "어떻게 법인세 최고구간이 부자감세인가. 그런 교조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인세 감세안이 단지 '슈퍼 부자'만을 위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정기국회 기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원인은 야당의 발목 잡기가 아니라 여당의 몽니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초(超)부자, 슈퍼 부자만을 위한 윤석열 정권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예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정부·여당은 중소기업 등 서민감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예산안 처리를 거부해 스스로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서민 감세안 최대한 많이 만들자"

예산안 합의가 15일에도 무산된다면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예산안은 물론, 예산부수법안도 단독으로 만들어 강행 처리하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예산에 대해선 감액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나 예산부수법안에 대해선 충분히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서민예산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니 '서민 감세안'이라도 최대로 많이 만들어 서민 삶을 지켜내고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당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근로소득세 수정안 등 단독 예산부수법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서민,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근로소득세를 고민해보고 있다"며 "부부 합산 기초연금 감액 폐지 같은 것들도 노후에 어려움 겪는 분들을 위해 지키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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