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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경찰·소방·구청 '공동정범' 가닥... 세부 논리 검토

입력
2022.12.09 12:15
수정
2022.12.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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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명 사망 대형참사, 특정인 책임 묻기 어려워
수사초기부터 법리 검토, 세부 논리 가다듬는 중
유류물 마약검사, 마약 수사 아닌 의혹 해소 차원

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안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김광호 서울청장이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김 청장은 서울 치안의 총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특별감찰팀의 감찰을 받았다. 최주연 기자

2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이태원 참사 특별수사본부 안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김광호 서울청장이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김 청장은 서울 치안의 총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특별감찰팀의 감찰을 받았다. 최주연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지방자치단체(사전 안전관리 대책 미비)와 경찰(기동대 미배치), 소방(늑장 구조) 등 여러 기관의 과실이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보고 주요 피의자 처벌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 [단독] '성수대교 사고' 벤치마킹하는 특수본... "경찰·소방·지자체 과실 모여 참사")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수사 초기부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의 과실범 공동정범 법리에 따라 법리를 구성했다"며 "현재 세밀하게 논리 구성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본이 이 같이 방향을 잡은 것은 특정인 한두 명의 잘못으로 158명이나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구청과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의 과실이 중첩돼 이런 결과가 발생했다고 한다면, 인과 관계 입증이 조금은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1차적으로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현장 기관(용산구청,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 등) 책임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지만, 행정안전부나 서울시 등 '윗선'으로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행안부나 서울시도 '공동정범 논리' 적용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그걸 판단하기 위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 경찰인력 운용의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수본은 용산서가 서울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했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10만 명 이상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만큼 경찰을 배치하지 않은 과실이 김 서울청장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법원에서 공동정범 논리에 따른 과실범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따진다는 점은 특수본 입장에서 부담이다. 김 대변인도 "이런 법리 구성을 하면 업무 과정에서 사소한 과실이 있는 공무원에 대해서도 공동정범 인정을 확대할 수 있어 수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임재 전 용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에 대해선 보강 수사를 마치는 대로 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다. 이후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의 영장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있던 일부 유류품에 대해 '마약 검사'를 실시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의혹 해소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사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고 현장 주변에서 '누군가 나눠준 마약 사탕을 먹은 사람들이 구토하며 쓰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 유류물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정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고와 마약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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