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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구형 형량 100년... 독재정권에 맞서 목숨 건 필리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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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리아 레사(59)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의 공포 정치와 언론 탄압에 맞서 싸운 필리핀 언론인이다. 2015년 월드서밋어워즈가 선정한 ‘최고의 디지털 혁신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등 디지털 시대 탐사 보도의 선구적인 모델로 평가받은 온라인 매체 ‘래플러’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는 레사가 독재 권력에 맞서 싸워 온 투쟁의 기록을 정리한 회고록이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열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뒤 고국으로 돌아와 언론인이 된 그는 뉴스 전문 제작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한편 마닐라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CNN 지국을 이끌며 동남아시아의 정치적 격변을 취재, 보도했다.
레사는 그간 소셜미디어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를 악용하는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역설해왔다. 필리핀 정부가 소셜미디어에서 벌이는 정보 작전의 전모를 밝힌 기사를 낸 뒤 대통령궁 출입은 물론 두테르테가 가는 곳 어디든 출입이 금지됐고,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십여 건의 소송에 휘말렸다. 그에게 구형된 형량만 누적 100년이 넘는다. 정부의 표적이 된 후 그는 거리를 걸을 때면 방탄조끼를 입는다고 한다.
필리핀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로 집계됐다. 소셜미디어가 국가의 제도, 문화, 국민 정서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시험적으로 보여주는 나라다. 올해 필리핀 대선에선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인 마르코스 봉봉 주니어가 아버지의 과거를 미화하는 선전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일도 있다.
레사는 필리핀의 현실이 우리 모두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민주주의가 당연한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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