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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 아닌 ‘끊기’의 중요성…그만두어야 성공한다

입력
2022.12.08 16:5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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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세계 챔피언이 쓴 신간 '큇(Quit)'
“성공, 가치 없는 어려운 일을 계속해 이룰 수 없다"

큇·애니 듀크 지음·고현석 옮김·세종서적 발행·444쪽·2만 1,000원

큇·애니 듀크 지음·고현석 옮김·세종서적 발행·444쪽·2만 1,000원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사샤 코헨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사샤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선두였지만 롱 프로그램 시작 30초만에 넘어졌다. 은메달은 얻었지만 은퇴하지 않았다. 각종 부상, 나이 등 여러 어려운 현실에도 2010년 올림픽에 도전했다. 결국 미국 선수권대회 4위에 그쳐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고 피겨스케이팅을 접어야 했다. 아름다운 은퇴가 아니라 상황에 내밀린 씁쓸한 결과였다.

사샤가 그랬듯 그만두는 결단을 내리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다. 피겨스케이팅을 그만두는 것이 곧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테다. 통상 사람들은 실패할 때 전보다 더 그 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적절한 시점에 관두면서도 ‘너무 일찍 그만두는 것은 아닐까?’ 망설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간 ‘큇(Quit)’은 끈기로 버텨내야 성공한다는 흔한 공식을 비껴간다. 대신 ‘끈기’가 아닌 ‘끊기’, 즉 그만둬야 성공한다는 솔깃한 조언을 한다. 저자 애니 듀크는 현명하게 관두는 법을 일러준다. 흔히 사람들은 어떤 복잡한 일을 할 때, 쉬운 일부터 시작해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그만두기란 더 어렵고, 매몰비용만 커진다. 오히려 어려운 일부터 해결하려고 해야 더 빨리 “이제, 그만!”이라고 외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저자는 인지과학 전문가이자 포커 세계 챔피언이다. 대학원 재학 중에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포커를 시작했다. ‘정말 당분간’ 하려던 일은 18년간 이어졌다. 포커야말로 언제 판을 접어야 할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성공은 가치가 없는 어려운 일을 계속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그만두기'란 패배가 아닌 경쟁력임을 깨닫는 것, 그것이 성공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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