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 등 전 금융권의 대출금리 상승 추이를 매주 점검키로 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최근 금융권 대출금리 인상폭이 지나치다는 불만을 감안한 인상 억제책이다. 당국은 지난 11월엔 은행 등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끌어올려 대출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예금금리 인상 자제 요청으로 은행에서 5%대 고금리 수신상품이 사라지는 등 일부 효과가 나타나자, 이번엔 대출금리 직접 점검을 통한 인상 억제에 나선 것이다. 금융당국의 잇단 조치는 최근 대출금리 인상 추세가 과거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 비해서도 훨씬 가파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월 말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보다 2.5%포인트 올랐으나,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가계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2.36%포인트 올랐다.
이에 비해 2005년 9월부터 2008년 8월까지 기준금리는 3.25%에서 5.25%로 2.0%포인트 올랐으나, 가계대출 금리는 5.5%에서 7.35%로 1.8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인상폭이 큰 건 2021년 하반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하자 은행들이 수익 보전 등을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는 축소하는 식으로 잠재 손실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의 잇단 조치에도 대출금리 실질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례로 시중 S은행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평균금리는 6.49%이지만 실제 그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극소수 신용 1등급 고객뿐이며, 그 아래 등급부턴 곧바로 6.77~11.49%의 고금리가 적용된다. 취약계층 적용금리를 산식에 반영해 평균금리를 낮추는 편법을 썼기 때문이다. 당국이 아무리 대출금리 관리에 나서도 이런 편법을 묵인하면 ‘생색내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질효과를 낼 더 진지한 대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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