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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흑해 곡물 수출 협정 4개월 연장… 세계 식량난에 숨통 트이나

입력
2022.11.18 09:57
수정
2022.11.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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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ㆍ우크라 요구 1년 연장에는 못 미쳐
월간 300만 톤 선적 가능… 곡물 가격 하락 도움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인근에서 지난 8월 21일 한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미콜라이우=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인근에서 지난 8월 21일 한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미콜라이우=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로를 확보하는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이 기한 만료를 이틀 앞두고 4개월 연장됐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곡물가격으로 인한 세계 식량난에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날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를 통해 양국 곡물과 식량,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맺은 협정을 120일 더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7월 22일 120일 기간으로 첫 협정을 맺었다.

이번 협정 연장으로 세계 식량난이 얼마나 완화할지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곡물 무역 통로인 흑해 뱃길이 막히면서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첫 협정을 맺은 이후에도 곡물 수출량이 여전히 전쟁 전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기후위기 등의 영향으로 세계의 식량난은 가중되고 있다.

현재 협정에 포함된 우크라이나의 3개 항이 월간 선적할 수 있는 최대용량은 총 300만 톤이다. 유엔과 함께 협상을 중재한 튀르키예(터키)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이 터키에서 가공된 뒤 아프리카로 운송되면 현지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7월 협정 개시 이후) 선박 450척이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료품 1,100만 톤을 싣고 전세계로 향했다"며 "수천만명, 특히 아프리카인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식량이 없을 때와 비교하면 식료품 가격도 매우 저렴해졌다"고 협정 연장을 환영했다.

다만, 연장기간인 120일은 유엔과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1년보다 짧고 협정 내용에도 변화가 없다. 러시아가 1년 연장에 반대한 탓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식품 수출의 35%를 담당했던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 항구들을 협정에 새로 추가하기를 바랐지만, 이 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흑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자국산 암모니아를 수출하는 방안을 요구해왔으나 이 역시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암모니아는 화학비료의 핵심 성분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가 전쟁포로를 교환해야 암모니아 수출 재개에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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