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변별력 확보"… 수학 비중 단연 높아

입력
2022.11.18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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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별 난이도 및 출제 경향 분석
국어, 작년보단 다소 쉬워졌지만 여전히 까다로워
수학 1등급 확률·통계 84점, 미적분 79점 이상 추정
입시업계도 엇갈린 영어, 1등급 비율 7% 안팎 예상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최주연 기자

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했던 것으로 평가돼 전반적으로 변별력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어와 수학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제가 다소 쉬워지면서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수능에서도 당락을 좌우할 과목은 수학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에 따라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국어, '불수능' 아니지만 '물수능'도 아니다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고,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였다는 평가다. 김용진 동국대사범대부속여고 교사는 "EBS 연계율이 50% 이상이고, 지문 길이는 짧아졌다"며 "대신 정보량이 많고, 추론을 유도해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상위권 변별력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예년보다 쉬웠다고 느낄 수 있다"며 "1등급 표준점수 구간이 지난해 132~139점이었던 것에 비해 분포 구간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쉬웠다는 얘기는 아니다. 백승렬 종로학원 국어강사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쉬웠지만 변별력 없는 물수능 수준은 아니다"라며 "가장 어려웠던 17번 문항이 과학 지문이라 이과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했고, 선택과목 간 점수차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경우 1등급을 받으려면 원점수 기준 93~94점 이상, 언어와 매체는 89~91점 이상을 맞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수능은 화법과 작문 86점, 언어와 매체 84점 이상이 1등급을 받았다.

올해도 어려웠던 수학... 당락 가를 변수 될 듯

수학영역은 어렵다고 평가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초고난도 문제가 출제되지 않아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입시에 미치는 수학의 비중은 여전히 크다는 게 교사들의 분석이다.

조만기 남양주다산고 교사는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는 줄었지만, 논리적 추론을 요구하는 어려운 문항들이 많았다"며 "아주 쉬운 문제나 아주 어려운 문제는 출제되지 않았고, 공통과목은 여전히 학생들 입장에서 부담을 느낄 만큼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입시업계에서도 수학이 이번 입시의 당락을 가를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리는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창묵 교사는 "작년 수학영역 1등급 표준점수가 137~147점 정도인데, 문제의 난이도만 고려한다면 올해 수능에선 9월 모의평가 때처럼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145점 정도로 다소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정시에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경우 1등급을 받으려면 원점수 기준 84~91점 이상, 미적분은 79~87점 이상을 맞아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수능에선 확률과 통계 90점, 미적분 88점 이상이 1등급을 받았다. 최상위권인 1등급 컷은 비슷하거나 다소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워 체감 난이도 상승할 듯

지난해 수능과 9월 모의평가에서 널뛰기 난이도를 보였던 영어영역은 중간 난이도를 찾는데 중점을 뒀다는 게 교사들의 평가다. 윤희태 영동일고 교사는 "1등급 비율이 지난해 수능 6.2%와 9월 모의평가 16% 사이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출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어영역 난이도를 두고 입시업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김찬영 종로학원 영어강사는 "9월 모의평가보다 대폭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느꼈을 수 있다"며 "특히 영어 듣기 1, 2번부터 대화 내용이 길어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무척 쉬웠던 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많이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며 "문법 문제는 평이했지만, 빈칸 유형 문제의 변별력이 매우 높았다"고 평가했다.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은 7~8% 정도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1등급 비율을 8.17%로 추정했고, 이만기 유웨이 입시전략연구소장은 7%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19년 영어 1등급이 5.3%, 지난해가 6.2%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 난이도가 아주 어렵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최상위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꼼꼼하게 지원 전략을 세우고,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창묵 교사는 "최상위권의 총점 분포는 조밀해져 정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변별력이 확실히 확보된 시험인 만큼 수시에서 소신·상향지원을 한 재학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쉽게 판단하기보다 대학별 탐구영역 반영 비율까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준 기자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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