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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못 받았다"... 첫 등장한 참사 '키맨' 이임재·류미진,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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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112신고 대응을 담당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이 16일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국회에 나와 부실한 초동 대응 지적에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참사 전후 경찰의 과실을 규명할 ‘키맨’들이 부하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총경에게는 ‘늑장’ 대응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지난달 29일 참사 당일 집회 관리를 마친 후 오후 9시 24분 용산서 주변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했다. 오후 9시 47분쯤 관용차를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 오후 10시쯤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했다. 사고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700m, 도보로 10분쯤 걸린다. 하지만 이 총경은 차량 이동을 고집하다 1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 5분쯤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이미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시점이었다.
이 총경은 “고인과 유족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그날 밤 단 한 건의 참사 관련 보고도 받지 못했다.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오후 11시”라고 말했다. 오후 9시 57분쯤 당시 이태원 관리를 총괄하던 용산서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사람이 많으나 특별한 상황은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는 게 이 총경의 주장이다. 이후 상황 보고가 전혀 없다가 오후 11시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다는 것이다. 그는 “파출소 옥상에서 급박하게 현장을 지휘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무전기로는 상황이 전파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실제 이 총경이 차량에 머무르던 시간(오후 9시 57분~11시) 마약 단속을 위해 출동한 용산서 형사들이 사고 현장에 출동(오후 10시 37분)할 정도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그러자 이 총경은 “지금 돌이켜보면 (사고 상황을 알리는) 그런 무전들이 있긴 있었다”고 시인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총경은 기동대 배치 등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에도 “서울청에 경비 기동대 투입을 두 차례 제안했지만 다 거절당했다”고 해명했다. 용산서의 기동대 지원 공식 요청이 없었다고 밝힌 서울청 입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기동대 요청) 협력 과정에서 ‘집회 시위가 많아 지휘가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기동대 파견 요청 여부도 현재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함께 출석한 류 총경 또한 답변 때마다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자세를 낮췄지만, 제기된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당일 야간 긴급상황 대응을 1차 총괄했던 그는 상황실이 아닌 개인사무실에 있다가 사고 발생 1시간 24분이 지난 오후 11시 39분에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류 총경은 “상황실 직원으로부터 상황관리관 전용폰으로 연락을 받고 그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전에 아무도 전화하거나 찾아오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그는 “종합상황실에 30~40명 있었고 분석요원 10명 정도 있고, 팀장이 있고, 상황 대응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전까지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상황관리관이 상황실이 아닌 사무실에서 대기하는 것 역시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참사 직전) 11차례나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신고가 들어왔는데도 왜 대응하지 않았느냐’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 지적에도 “주업무가 아니어서 내용을 잘 몰랐다”고 거듭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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