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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에 미사일 85발 폭격…"주요 기반시설 피해"

입력
2022.11.1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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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포함 10여 개 지역 동시 폭격
기반시설 공격으로 정전·인터넷 끊겨

15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택에 소방관들이 출동해 불을 끄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15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택에 소방관들이 출동해 불을 끄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지난달 있었던 대규모 공습과 마찬가지로 주요 기반시설에 공격이 집중되며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키이우를 포함해 서부 르비우와 동북부 하르키우, 북부 지토미르 등 10여 개 지역이 동시다발적인 폭격을 당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금까지 탄도 미사일 85발이 날아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추가 공격이 예상되니 피난처에 머물러달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10일 전국 주도(州都)의 주요 기반시설 폭격 이후 러시아군의 최대 규모 공격이다.

이번 공습도 에너지 생산·송전 시설에 집중되며 전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특히 키이우는 절반 넘는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따른 보복으로 에너지 시설을 대대적으로 공격해 국가전력망의 30% 이상이 파괴된 상태였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수도의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며 "긴급 정전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습 직후 전국 인터넷 연결량도 3분의 1이 급감했다.

"공습은 우크라 평화 협상안에 대한 러시아의 대답"

15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거 건물 주변으로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있다. 이날 공습으로 키이우는 절반 이상이 정전됐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15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주거 건물 주변으로 지역 주민들이 모여 있다. 이날 공습으로 키이우는 절반 이상이 정전됐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미사일 여러 기를 요격했지만, 일부가 건물에 맞았다"며 주거 건물 3채가 파괴되고 최소 1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료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키이우에 머물던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장관이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훅스트라 장관은 "푸틴이 범죄적 방법에 의존하겠다는 의지를 또다시 보여주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 게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가 쏜 미사일이 지금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반시설을 망가뜨리고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면서 "이게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대해 할 말이다.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이라고 하지 말라"고 적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10개 항의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핵 안전과 식량 안보 보장, 수감자 전원 석방, 러시아군 전면 철수, 환경 보호 등이 포함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조건들이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하며 "협상을 단호히 거부한 우크라이나에게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있음이 명확해졌다"고 주장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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