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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길어지는 침묵...종전 기대감 속 '핵전쟁' 공포도 여전

입력
2022.11.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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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헤르손 탈환은 종전의 시작"
“러, 도네츠크 병력 집중... 수주 내 대공세 가능성”
ISW “평화회담 때 아냐, 겨울 전쟁 준비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 설립 75주년을 맞아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0일 모스크바에서 보건부 산하 의생물학청 설립 75주년을 맞아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8개월 만에 헤르손을 탈환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외 활동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러시아의 연이은 패퇴와 푸틴 대통령의 긴 침묵에 우크라이나에서는 종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헤르손 철수가 대대적인 반격을 위한 전략적 후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보당국도 러시아에 '핵 사용' 후과를 경고하며, 평화협상보다는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헤르손 철수 이후 푸틴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한 것은 물론, 헤르손 철수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데도 이에 대한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푸틴이 앞으로 대외활동을 더 줄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온라인매체인 데일리비스트는 러시아 RBC통신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12년 이후 계속해온 연례 대규모 기자회견을 10년 만에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헤르손 철군은 러시아의 완전한 군사적 실패로 푸틴이 입은 정치적 타격이 그만큼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헤르손 철군을 계기로 강경파들이 이례적으로 푸틴을 비판하고 나섰다.

'푸틴의 브레인'으로 불렸던 우익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은 '가뭄에 비를 내리지 못해 살해된 아프리카 왕' 이야기를 언급하며 푸틴을 우회 비판했다. 러시아 공산당도 하원에서 헤르손 철군 명령에 대한 해명을 국방부에 요구하자고 제안했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우크라이나에서는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일 헤르손을 방문해 수복의 의미를 “끝(종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G20 화상 연설에서도 "지금이 러시아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미국은 종전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이날 개전 후 처음 얼굴을 마주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 간 대화에서도 전쟁 종식 분위기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 회담에서 번스 국장은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헤르손 탈환 이후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핵무기를 쓰거나 대대적인 공습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셈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우크라이나가 중요한 승리(헤르손 탈환)를 거뒀지만 평화회담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진격을 막기 위해 후퇴한 병력을 도네츠크에 집중 배치하고 수주 내에 우크라이나를 향해 대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ISW는 “날씨가 바뀌고 진흙이 얼어붙어 ‘대규모 기계화 기동전’에 유리한 여건이 되면서 전투는 더 격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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