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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되찾았다!"... 헤르손 탈환한 우크라이나, 눈물의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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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남부 요충지 헤르손주의 주도(主都)인 헤르손을 러시아로부터 되찾았다. 지난 2월 개전 이후 최대 성과라는 평가다. 그러나 기세를 몰아 진격하기엔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건너로 옮겨가며 공격이 까다로워졌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엔 군인들의 활동도 쉽지 않다. 이에 헤르손 수복을 기점으로 양국이 '암묵적으로' 전쟁을 둔화시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헤르손은 이제 우리의 것"이라고 선언하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헤르손에서 3만 명의 병력과 5,000여 점의 무기∙장비를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에 이번 승리는 남다르다. 헤르손주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와 닿아 있다. 우크라이나로선 러시아로 진격할 요충지를 얻게 된 것이다. 특히 헤르손은 러시아가 개전 이후 쭉 정복하고 있던 유일한 주도라는 상징성이 있다. 미국 백악관도 "특별한 승리"라고 환영했다.
헤르손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영상들 속에는 도시로 입성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끌어안으며 환호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광장과 거리에 모여든 사람들은 "우리 마을은 이제 자유"라며 기뻐했다. 러시아 국기가 걸려 있던 자리엔 다시 우크라이나 국기가 걸렸다. 러시아 점령 기간 물러났던 우크라이나 경찰들도 업무에 복귀했고, 우크라이나 국영 TV∙라디오 방송도 재개됐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러시아엔 그만큼 굴욕적인 패배다. 헤르손에 그대로 남아 있는 러시아군의 군복∙식량∙무기 등은 그만큼 러시아군이 허겁지겁 도시를 빠져나갔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러시아군 상당수는 퇴각 중 드니프로강에서 익사했다고 한다. 러시아 언론들은 헤르손 퇴각을 '전략적 재배치' 등으로 표현하며 내부 좌절감을 달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을 안정시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단 전력∙상수도∙통신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괴된 상태라 주민들의 생활이 쉽지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러시아가 헤르손에서 달아나기 전에 기반시설을 파손했다"고 말했다. 지뢰 제거 등도 시급한 과제다. 러시아군이 민간인 행세를 하며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군의 납치·고문·학대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이 상당하다고도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현재까지는 우크라이나가 파죽지세로 진군했지만, 당분간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많다. 러시아는 퇴각 과정에서 드니프로강을 잇는 유일한 교량인 안토니우스키 다리를 폭파하며 우크라이나 진격을 지연시키고자 했다. 강 건너에 새롭게 방어망을 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러시아를 공격할 전략도 다시 짜야 한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10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겨울엔 양측 활동이 더뎌지고, 전력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쪽 모두 어려운 상황인 만큼, 헤르손 수복을 기점으로 평화 협상 논의가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그러나 정반대의 시각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전열이 흔들릴 때 더 공세를 펴야 한다'는 판단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드론(무인기) 등을 이용한 공격을 강화하는 전략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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