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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멘토'로 불리던 신평 "사람 못 자르는 尹, 이상민·한덕수가 이용"

입력
2022.11.10 11:59
수정
2022.11.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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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변호사
"이상민·한덕수 버티기, 오히려 대통령·여권에 부담"
"윤 대통령, 참사 의미와 국민 책임 요구 심사숙고해야"

신평 변호사. 연합뉴스

신평 변호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를 유도하는 등의 인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언론에서 통하던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과 정부의 '이태원 참사' 대응에 대해 "슬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경우 정무적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보였다.

신 변호사는 9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 한 총리와 이 장관을 겨냥해 "법적인 책임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가에 큰 변고가 생기면 최고 직책의 공무원이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사퇴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다. 참사가 일어났는데 아무런 그 정치적, 도의적인 책임을 지지 않은 예를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잘 아는 친여(親與)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이상민 장관은 퇴진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니냐. 왜 이렇게 수습의 실마리를 마련하지 못하고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냐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덕수·이상민 사퇴 의사 안 밝혀 여권에 부담"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뉴스1

신 변호사는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관련 일선 공무원을 질타하는 반면 고위직에 책임을 묻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한 총리와 이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임에서도 하는 말이, 총리나 행안부 장관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혔어야 되는 것은 아니냐, 오히려 이분들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이 윤 대통령한테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 두 분이 (윤 대통령이 사람을 못 자르는 것을)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이용을 하면서 여권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한덕수 총리는 이태원 참사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이 장관은 참사 직후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고 국정감사장에서는 '참사' 표현 논란에 대해 "이태원은 참사 수준의 사고"라고 대응을 했다.

한 총리는 해외 언론과의 기자 간담회에서 집회 대응 때문에 이태원 인파 대비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이 "선정적인 질문"이라고 평가하고 "이념적 차이가 없다면 10만 인파가 몰려도 위험하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정부 책임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은 어디라고 보느냐"는 질문이 나온 후, 통역 목적으로 착용한 헤드폰이 잘 들리지 않자 "(통역 헤드폰이)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농담조로 발언했다.



"'사고 사망자' '웃기고 있네' 공감 능력 부족, 권력 오만... 반성해야"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가운데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승규(왼쪽) 시민사회수석 노트에 김은혜(오른쪽) 홍보수석이 쓴 ‘웃기고 있네’ 글자가 적혀있다. 이데일리 제공

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가운데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승규(왼쪽) 시민사회수석 노트에 김은혜(오른쪽) 홍보수석이 쓴 ‘웃기고 있네’ 글자가 적혀있다. 이데일리 제공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 본인에 대해서도 "사고 직후에 처참하게 쓰러진 이 꽃다운 청춘들 보면서 왜 그 당시 바로 통렬하고 아픈 그 마음을 표현하시지 않았냐 하는 그런 점에 있어서는 조금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참사 희생자'를 '사고 사망자'로 일부러 고쳐 표현한 것 또한 "슬픔에 대한 공감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장에서 장난스럽게 대응하고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란 감상을 남긴 대통령실의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또한 "권력이 오만의 길에 나서면 끝이 반드시 좋지 않다"면서 "반성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중대한 국가적 변고의 의미와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통령이 심사숙고를 하셔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여권 지도자이기도 한데, 2024년 총선에 승리하려면 중도층이 참사를 어떻게 보고 어떤 책임을 공직자에게 요구하느냐는 점을 살피지 않으면 총선에서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영, 많은 오해 받아... '하나의 현상' '마음의 책임' 발언 반성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신 변호사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해서는 좀 더 온정적 입장을 보였다. 신 변호사 본인이 후원회장과 구청장직 인수위원장을 맡아 인연이 있어 연락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박 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이후 논란이 된 발언 "마음의 책임"이나 "핼러윈은 하나의 현상"등 발언에 대해서는 "나중에 물어보니 제가 오만한 탓이었습니다 하면서 절절히 반성을 하고, 참회를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구청장에 대해 "오해가 많다"며 참사 당일 경남 의령에 가서 행사에 참석한 것은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공직자, 공무원은 쉬는 날"이라면서 "집으로 와서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와서 그다음부터는 전력을 다해 사고 수습을 위해 뛰어다녔다고 안다"고 말했다. 여당 국민의힘에서조차 나오고 있는 박 구청장의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최종적 결정은 박 구청장이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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