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윤희근 경찰청장 "당장 사퇴 비겁... 진상규명 후 알맞게 처신"

입력
2022.11.09 19:12
수정
2022.11.09 19:33
구독

"자리 지키면서 대책 마련이 내 역할"
"특수본 수사 보고 안 받아" 거듭 부인

윤희근 경찰청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인파관리 대책 TF’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인파관리 대책 TF’ 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사고 수습이 끝나기 전까지 사의를 표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인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수사 대상인 만큼, 참사와 관련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뒤 자리에서 내려올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윤 청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인파 관리 대책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마친 후 “많은 분들이 저의 거취를 묻는데, 지금 거취를 표명하고 자리를 피하는 건 비겁한 일”이라고 밝혔다. 일각의 조기 사퇴 압박 여론에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윤 청장은 직을 유지하겠다는 선택이 오히려 사고의 책임을 지는 ‘어려운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온갖 비난에도 자리를 지키고 진상을 규명하며 대책을 마련해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면서 “저는 어려운 길을 택했고, 이런 상황이 마무리되면 그때 맞게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지난달 29일 참사 당일 충북 제천에서 등산, 캠핑 등 개인 일정을 소화했고,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난 이튿날 새벽에서야 상황을 인지해 늑장 대응 비판에 직면했다.

특수본은 전날 윤 청장의 휴대폰 등을 압수해 당일 행적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그는 아직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를 통해 직무유기 등의 정황이 드러나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윤 청장은 취재진이 입건 가능성을 묻자 “수사 방향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특수본을 독립적 기구로 만들어 놓고도, 수사상황을 보고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국회 질의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한 표현으로, 수사 관련 일체 지휘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상임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윤 청장은 “특수본 수사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뒤늦게 발언을 정정했다.

나광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