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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참사 수사 '독립기구'인데... 경찰청장 "보고 받았다" 발언 논란

입력
2022.11.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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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청장, 압수수색 등 "보고 받았다" 답변
특수본 "수사 상황 보고한 적 없어" 강한 반박
김광호 서울청장 "당일 마약 단속 비중" 시인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국회에 나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수사를 전담하는 특별수본부(특수본)의 보고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수본의 수사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으로, 발생 2시간 만에 사고를 인지한 윤 청장도 잠재적인 수사 대상이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수본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집무실이나 휴대폰을 압수수색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현재까지는 하지 않았고 추가로 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상급자의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 수사를 통해 이태원 참사의 원인 및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꾸려진 기구다. 그의 발언은 안 그래도 ‘셀프 수사’ 비판을 받는 특수본의 중립성을 더욱 의심케 할 수밖에 없어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윤 청장은 오후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계속 문제가 될 만한 답변을 했다. ‘이 전 서장을 압수수색 했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내용은 보고받지 않았지만 합리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용산서의 핼러윈축제 관련 정보보고 문건이 삭제되고, 그 과정에서 증거인멸과 회유 정황이 있다’는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용산서) 정보과장이 삭제지시를 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보고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거듭된 답변으로 미뤄볼 때 특수본 관계자나 별도 통로로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받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수사 초반부터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인 특수본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우리는 독립 기구로 경찰청은 물론 윤 청장에게 수사 상황을 보고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김광호 서울청장 "마약 상당 비중" 시인

김광호(오른쪽) 서울경찰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호(오른쪽) 서울경찰청장이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참사 당일 마약범죄 단속 실적을 올리려다 질서 유지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의혹을 일부 시인했다.

행안위에 출석한 김 서울청장은 ‘질서유지가 아닌 다른 쪽에 생각이 있었을 거다. 서울청장이 마약 단속에 생각이 있었느냐, 그래서 놓친 것 아니냐’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마약 쪽에 상당한 비중을 뒀던 건 맞다”고 했다. 다만,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방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마약 특별 대책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사고 당일 이태원에는 마약 단속을 하는 형사가 50명이나 배치되는 등 투입된 경찰관 137명 중 69명이 사복 경찰이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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