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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장 "책임 통감... 집회 대비 탓 경찰 이태원 투입 못한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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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서울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출입기자단 서면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이긴 하지만,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후 첫 공개 사과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경찰청의 감찰 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신하겠다”며 책임을 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다만, 참사 당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 관리로 경찰력이 이태원에 투입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집회 대비 때문에 경력이 부족해 배치하지 못한 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 서울청장은 참사 당시 ‘늑장 대응’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청이 공개한 그의 동선을 보면 지난달 29일 낮 출근해 집회ㆍ시위 관리를 한 뒤 자택으로 퇴근했다. 이후 잠에 들었다가 오후 11시 36분 첫 상황 보고를 받고 8분 후 서울청 경비과장에게 가용부대 급파를 지시했다. 이미 발생 90여 분이 지나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나온 상황이었다. 보고ㆍ지휘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김 서울청장은 “현장 상황 보고와 용산경찰서장의 보고가 지연돼 늦게 인지했다”고 답했다.
참사 전 용산서가 안전 사고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도 대책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서울청에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용산서에 확인해 보니 보고서 내용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해 별다른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이태원파출소 근무자가 용산서에 인파 문제가 심각하다는 상황 보고를 한 적이 있는지 묻자, 김 서울청장은 “보고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감찰ㆍ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참사 당일 이태원 현장 인근에 3대(방범용 2대, 교통단속용 1대)나 있던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용산서 112종합상황실이 용산관제센터 근무자에게 112신고 장소 주변 CCTV 영상 확인 요청을 했지만 ‘인근 CCTV로는 현장 확인이 어렵다. 사람이 너무 많아 확인이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태원 사고에 대한 서울청장으로서의 입장은.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 아울러 현재 치료 중인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현재 진행 중인 경찰청의 감찰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신하겠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현장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 동료 경찰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사고 전날에도 112신고가 많았다고 하는데 대비책을 수립하지 않은 이유는.
“지난달 28일 해밀톤호텔 주변에서 부상자 발생 등 관련 신고는 확인되지 않는다.”
-용산경찰서로부터 핼러윈 관련 대비 계획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나.
“10월 27일 용산서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이태원뿐만 아니라 홍대, 강남 등이 포함된 주요 행사지역의 핼러윈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을 보고 받은 적이 있다.”
-용산서에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는데 왜 축제 대책에 반영 안 했나.
“해당 자료가 서울청에는 남아 있지 않아 용산서에 확인한 바, 보고서는 ‘핼러윈에 연인원 10만 명 참가 예상’ ‘보행자 도로난입, 교통불편, 사고’ ‘마약, 성범죄 등 우려’ 내용으로 작성됐다. 용산서 정보과는 자체 종합 치안대책에 동일한 내용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해 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자료를 열람한 서울청 담당자도 보고서 내용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해 별다른 추가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고 당일 투입된 137명의 구체적 역할은.
“용산서에서는 이태원관광특구를 중심으로 137명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분산 배치했으며 이들은 범죄예방과 교통소통 등 경찰 본연의 활동을 수행했다.”
-당일 도심에서 대규모 진보ㆍ보수집회가 개최돼 경력이 대거 동원되면서 핼러윈데이에 투입할 인원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집회 대비 때문에 배치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112신고 접수 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즉각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11건 중 4건은 현장 출동에도 불구하고 경력지원 요청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4건은 현장에 출동해 조치했으나, 근무자들은 사고가 발생하리라 예견하지 못했다. 관련 내용은 수사와 감찰 조사 등을 통해 확인 중이다.”
-오후 10시 15분 사고 신고가 접수되기 전 이태원파출소 근무자가 용산서에 인파 문제가 심각하다는 상황을 보고한 적이 있나.
“경찰서에 보고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초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이 3분 만에 경찰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대규모 인력 투입에 소극적이었다고 하는데, 입장은.
“교통인력이 배치돼 교통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현장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할 판단은 하지 못했다.”
-사고 당일 관제센터에서 CCTV로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이유는.
“사고 당일 용산구청 관제센터 근무자는 용산서 112종합상황실의 112신고장소 주변 CCTV(방법용 2대, 교통단속용 1대로 총 3대 운용) 영상 확인 요청에 ‘인근 CCTV로는 현장 확인이 어렵다. 사람이 너무 많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사고 당일 서울청 상황실에서 사고를 인지한 시간 및 조치 내용은.
“서울청 상황실은 오후 10시 59분쯤 소방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사고 사실을 확인 한 후 용산서에 현장상황 파악 및 보고를 지시, 익일 0시 2분 경찰청 상황실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인지시간 및 조치시항은 수사와 감찰조사를 통해 확인 중이다.”
-서울청장이 사고 발생 후 1시간 21분이 지나 인지했는데 보고ㆍ지휘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현장에서의 상황 보고와 용산서장의 보고가 지연돼 사고 사실을 늦게 알았다. 보고ㆍ지휘체계 문제 역시 수사 및 감찰 조사를 통해 확인 중이다.”
-현장 투입 직원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하다. 지원 대책은?
“투입 직원을 대상으로 1일부터 마음동행센터 8명과 민간상담사 20여 명 등을 활용해 찾아가는 긴급심리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현장 출동경찰관 1,371명 중 235명이 심리지원을 희망했고, 6일 기준 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향후 추가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전문의료기관 등과 연계해 심층상담에서 치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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