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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광특구' 명목 6500만원 타간 용산구… 핼러윈 인파엔 무대책

입력
2022.11.03 16:15
수정
2022.11.03 16:5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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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유치 명목 시비 6,500만 원 수령
정작 외국인 자주 찾은 핼러윈 때 통행 대책 전무
불법건축물·무허가 영업 횡행... 특구 관리도 소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증축된 해밀톤호텔 주점 테라스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 증축된 해밀톤호텔 주점 테라스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용산구청이 올해 이태원 일대 ‘관광특구’ 활성화 명목으로 서울시에서 6,500만 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광객 유치엔 적극 나서면서도, 대규모 인파가 몰린 핼러윈 행사 안전 문제엔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3일 서울시와 용산구청 등에 따르면, 용산구는 올해 ‘이태원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으로 시비 6,500만 원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이태원 지구촌축제’ 중 앤틱빈티지 페스티벌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4,000만 원을 받았고, 8월에는 ’관광특구 진흥계획 수립’ 명목으로 2,500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

해밀톤호텔 인근 세계음식거리를 중심으로 한 이태원관광특구는 1997년 서울시 최초의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시도지사가 지정한 특별지역이다. 관광활동과 관련된 규제가 없거나 완화되고, 안내∙홍보 등 관광서비스 조성을 위해 국비나 시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서울에는 이태원을 포함해 명동, 동대문, 종로, 잠실, 강남, 홍대 등 7곳이 지정돼 있다.

용산구는 이태원 일대 활성화를 위한 보조금 수령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핼러윈 기간엔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부구청장이 주재한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대책회의’에서도 인파 대책보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이나 청소 대책이 주로 논의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핼러윈 기간 대규모 인파를 감안한 통행 대책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 156명 중 26명은 외국인이다.

용산구가 관광특구 정비에 소홀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참사 현장에 인접한 해밀톤호텔 주점의 경우 2011년 도로 쪽으로 테라스를 불법 증축했지만 구청은 이행강제금만 부과하고 강제 철거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 일대 음식점들이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클럽형 주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도 구청은 점검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안전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실제로 불법 증축으로 좁아진 도로가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관광특구는 관광객 유입을 염두에 둔 곳이기 때문에 자치구에서 사전에 안전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특정 시간대에 인구 유입이 예상됐는데도 통행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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