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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녹취록과 사찰 의심 문건이 기폭제로…野, 공세 모드로 전환

입력
2022.11.02 17:40
수정
2022.11.02 17:4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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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정권 겨냥 공세를 삼가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정조사와 장관 파면 카드까지 꺼내들며 전면 공세로 방향을 틀었다.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는 사흘이 남았지만 전날 공개된 112신고 녹취록과 경찰청 내부 문건이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힘을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 꼼수 부리며 희생자·유족 우롱"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추모 리본 '근조' 글자 삭제 △참사 대신 '사고'로 표현 △분향소 영정사진 및 위패 생략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이런 꼼수로 희생자와 유족들을 우롱해서 되겠느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미소를 짓고 농담을 한 것에 대해선 "경악할 만한 장면"이라고 쏘아붙였다.

당 지도부도 이 대표에 발맞춰 정부를 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참사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까지 포함해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청 내부에서 참사 대응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정책 참고 자료'에 대해선 "여론 및 시민단체 동향이 포함된 사실상 정치 사찰"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진심 어린 애도는 명확한 진상규명 위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도 국정조사 등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대응을 주장하며 이 같은 움직임에 가세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참사에 진정으로 애도하는 최선의 길은 모든 상임위원회를 가동해 진상을 철저히 파헤치고,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수흥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인권위원회를 향해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국민들의 이름으로 윤석열 정부에 건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민주당 의총서 '애도기간 침묵' 불만 제기

참사 발생 이후 정권을 향한 직접적인 공격을 삼갔던 민주당의 기류 변화는 전날 열렸던 정책의원총회부터 감지됐다. 이 대표는 의총에서 "지금부터 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할 때가 됐다"고 말하며 공세 수순 돌입을 알렸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의총 비공개 자유토론 때 정부의 태도를 방관하는 게 오히려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도리가 아니고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애도기간에 얽매이지 말고 적극 대응을 주문하는 의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이 정권 공세에 나설 경우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정부의 연이은 실책이 확인되면서 "정쟁이 아니라 야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민주당 위원들이 법무부에 이태원 참사 관련 비공개 현안질의를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이 거부하며 회의가 파행됐다.

정의당 "尹, 이상민·윤희근 파면하고 대국민 사과해야"

정의당도 국정조사를 꺼내들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긴급 대표단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과 윤 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의 최고 수장으로서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은주 원내대표도 "정의당은 철두철미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이 가장 확실한 애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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