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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고 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태원 참사 당시 울부짖던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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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 참사 당시 몰려드는 인파 속에서도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앞장섰던 한 경찰관의 영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 당시 일선 경찰이 겪던 어려움과 무력감이 묘사된 듯한 영상 속 경찰을 네티즌들은 '영웅'이라는 호칭까지 붙이며 칭찬하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인 이태원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외려 자신을 영웅으로 보지 말아달라며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부터 유튜브 여러 채널을 통해 공유된 영상을 보면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뛰어들어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김 경사의 모습이 나타난다. 한 채널 운영자는 "압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영웅 경찰관"이라고 묘사했다. 영상 속에서 김 경사는 땀에 범벅이 된 채로 "다 이동하세요. 멀뚱멀뚱 보고 있지 말고 그냥 돌아가세요"라고 외쳤다. 인파가 줄어들지 않자 쉰 목소리로 높은 난간으로 올라가 "사람이 죽고 있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분 덕에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정말 훌륭한 분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셨다. 부디 죄책감 느끼지 마시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가의 표창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처럼 위로와 응원이 쏟아졌지만 김 경사는 자신이 영웅으로 비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오히려 유가족들을 향해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2일 한겨레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단순 시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이었고, 압사와 관련된 신고는 전혀 아니었다"면서 "동료 경찰관 2명과 사건 발생지 근처로 출동하던 도중에 끔찍한 현장을 목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김 경사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그는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구조를 시도하려 했지만 현장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들고 있어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뒷골목 쪽으로 달려가 소리를 질렀는데, 이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공유된 영상에 포착된 것이다. 그는 "당시 공간을 확보하고 빨리 환자들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게 해야겠다, 그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속에서 시민들이 돕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일부 분석과 달리 "많은 분들이 요청하는 위치로 이동해 협조를 해 주셨다. 그래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료 파출소 직원들과 구조 활동에 나섰지만 인원이 부족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소방대원과 인근 시민들이 모두 함께 심폐소생술(CPR)에 동참하며 구조를 도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칭찬과 위로에도 불구하고 김 경사는 오히려 "그때 내가 더 현명한 판단을 했더라면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자책했다. 그는 "지금은 내가 힘들다는 생각보다 유족분들 생각밖에 안 난다"면서 "유족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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