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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성수대교' 前 구조대장 "이태원 참사, 국가 행정력의 대응 소홀"

입력
2022.11.02 08:55
수정
2022.11.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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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광숙 전 구조대장
"행사 주체 여부 상관없이 국가는 국민 보호해야"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진 골목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가 벌어진 골목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사고 현장 등 35년간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경광숙 전 구조대장이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가 행정력의 대응 소홀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사고"라고 꼬집었다.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신고 전화가 들어왔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경찰 등의 부실 대응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경 전 구조대장은 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행사 주체가 있었든지 없었든지 간에 국민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호를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안전요원들의 배치도 소홀했다. 또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긴박한 신고를 받고 현장 대응에 소홀한 거는 있을 수가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경 전 구조대장은 '구조대원들이 한 명이라도 구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선돼야 할 부분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특히 압사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지금 현재로선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압사 사고 자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위에서부터 한 분씩 한 분씩 구조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입사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입사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사전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경 전 구조대장은 "실질적으로 이 사고는 사전에 예방 요원들을 배치했더라면 사고 자체가 발생할 수가 없었고 (발생)하지도 않았다"며 "그런데 사고가 일어난 다음에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조대원들의 심리적 고통에 대해선 "소방관도 사람이기 때문에 느끼는 공포감은 똑같다"면서 "다만 임무를 부여받은 공직자로서 해야 할 역할 때문에 표현을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경 전 구조대장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언론 브리핑 중 손을 덜덜 떤 모습에 대해 "일반적인 사고 현장에서 한두 명이 운명을 달리해도 떠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번 같은 경우 한두 명도 아닌 100여 명이 넘는 젊은이들을 눈앞에서 떠나보내는 그런 상황에 대해 아마 심리적 고통이 아주 클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그분(최 서장)은 관내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장이니 얼마나 더 충격이 크시겠나"라고 전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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