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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부상한 딸을 병원까지 태워준 젊은 남녀에게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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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당시 부상한 딸을 등에 업고 1㎞가량 뛴 아버지를 젊은 남녀 커플이 차로 병원까지 태워준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아버지 A씨는 당시 도움을 준 이들 커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지난달 31일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9일 밤 참사 당시 도움을 받았던 일을 공개했다. 그는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도 우리를 데려다준 젊은 남녀가 휠체어까지 갖고 와서 딸을 태워 옮겨다주고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지금 입원한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서너 시간 정도 걸렸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약소한 돈이라도 비용을 치르려고 했는데 한사코 안 받고 다시 건네주고 돌아갔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참사 당일 A씨는 친구와 함께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간 대학생 딸을 찾아러 이태원으로 향했다. 딸이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옆에 사람 다 죽었어"라고 말했지만 계속 전화가 끊겨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A씨는 딸에게서 "나 죽다 살았는데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아.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 났는데 집에 가려다 맨 밑에 깔렸어. 여기 사람들 다 죽었어. 살려줘. 무서워"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그길로 택시를 타고 이태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교통 통제로 도로가 막힌 탓에 택시에서 내려 결국 1.5㎞가량을 뛰었다고 한다. 현장에 도착하니 딸은 다른 3명과 함께 파출소에 누워 있었다.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지만 사망자와 위독한 사람이 너무 많아 딸의 차례를 한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결국 딸을 등에 업고 뛸 수밖에 없었다. 도로가 차단돼 택시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아무 차량이나 얻어 타려고 도움의 손길을 청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때 A씨에게 30대로 보이는 남녀가 다가와 병원까지 태워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들 남녀는 부녀를 태우고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앞서 실려온 사상사들로 인해 다른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이들은 부녀에게 사는 곳을 물어본 뒤 집 근처에 있는 분당차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다행히 A씨의 딸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딸은 장시간 압력에 노출돼 근육 손실로 인한 신장(콩팥) 손상을 입었다. 또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마비됐던 오른쪽 다리에는 깁스를 했다. 처음 본 부녀를 집 인근 병원까지 차로 이송해준 젊은 남녀 덕분에 딸은 무사히 치료를 받고 현재는 일반 병실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많은 이들이 남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멋진 분들 복 받으시기를", "진짜 따뜻한 세상이다", "정말 훌륭하고 멋진 의인들이다. 감동받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기준 중상자 1명이 숨져 사망자가 15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중상자가 3명 줄어든 30명, 경상자는 6명 늘어난 122명으로 총 152명이 됐다. 이로써 이태원 참사로 인한 인명 피해는 307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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