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가는 왜 존재하나? 이상민 파면해야"…이상민은 "유감" 몸 낮춰

입력
2022.10.31 19: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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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 아픔 이해 못한 언행 조심"
조경태 "스스로 책임감 갖고 문제 봐야"
윤상현 "이상민 장관, 죄송함 표했어야"
정진석 "지금은 추궁 아닌 추모의 시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대구 경북대에서 정치 개혁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정부 책임을 묻는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주장했다. 대구=뉴스1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대구 경북대에서 정치 개혁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정부 책임을 묻는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주장했다. 대구=뉴스1

국민의힘에서 '이태원 참사' 수습 과정에서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발언을 두고 "부적절했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급기야 "이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안전 주무부처 장관인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사고 원인과 관련해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유감을 표명하며 몸을 낮췄다. 다만 국민의힘은 여권으로 책임론이 확산하는 상황은 차단하고자 책임자 규명보단 사고 수습과 애도에 메시지를 집중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며칠 애도만 하고 수습만 하고 지나간다면 또 다른 재앙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정부의 실책을 정조준했다. 그는 "국가는 왜 존재하나? 위험할 정도로 인파가 몰릴 것을 미리 예상하고 정부는 사전에 대비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장관(이상민)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고 이 장관의 발언을 꼬집었고, 조경태 의원도 TBS에서 "조금 더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무겁게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윤상현 의원 역시 "공직자는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안전을 책임진 행안부 장관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죄송함을 표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장관 발언이 다소 부적절했지만, 지금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이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많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라기보다는 '추모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민, 여야 잇단 질책에 "유감스럽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다 여야를 불문하고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자 사과 대신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헌화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경찰·소방 인력 배치 부족이) 사고의 원인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국민들께서 염려하실 수도 있는 발언을 하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금 당장은 사고 수습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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