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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더글러스 와일더의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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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11월 7일, 미국 최초 흑인 주지사가 탄생했다. 버지니아의 더글러스 와일더(Douglas Wilder·민주·1931~)였다. 1619년 네덜란드 선박이 흑인 노예 20명을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내려 놓으면서 북미 노예제도를 시작한 지 만 370년 만의 일이었다. 1863년 링컨이 노예 해방을 선언한 지 126년, 유색인지위향상협회(1909)가 출범한 지 80년 만이기도 했다. 그해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맨해튼 자치구의장을 지낸 흑인 정치인 데이비드 딘킨스(David Dinkins·민주)가 뽑혔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 태어나 워싱턴D.C. 하워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겸 정치인 와일더는 1969년 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1986년까지 연임했고 버지니아주 부지사를 지낸 뒤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0.5%포인트 차로 당선했다. 노예의 손자이자 보험영업자 아버지와 가정부 어머니의 아들인 그는 호텔에서 구두를 닦으며 버지니아 유니언대에서 화학을 전공(석사)했고 1956년 하워드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선거전 당시 여론에 반해 낙태 찬성을 밝힌 소신파였던 그는 주지사 재직 중에도 범죄 및 총기 규제에 적극적이었고, 아파르트헤이트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주 정부기관 및 대학의 투자 중단 조치에 남부 주 최초로 동참했다. 그는 주지사 연임 금지 규정 때문에 1994년 선거에 출마하지 못했고, 1992년 대통령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예비시즌에 사퇴했다. 2004년 고향 리치먼드 시장에 출마, 79% 득표율로 시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미국 흑인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와일더와 딘킨스의 1989년 선거 이후 19년 만에, 전미 흑인페미니스트기구(NBFO, 1973 출범) 설립자 중 한 명인 셜리 치숄름(Shirley Chisholm)이 흑인 여성 최초로 1972년 대선에 출마한 지 36년 만인 2008년 버락 오바마가 미국 제44대 대통령에 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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