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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 구호 덕에 귀가" "언니에게 옷 입혀주신 분"...이태원 참사 속 미담도

입력
2022.10.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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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불과 몇 시간 전 틱톡 영상에
"한 여성분 덕분에 집 갔어요. 감사해요" 올라와
영상 속 女 "앞으로 전달하라, 여기 못 올라온다고"
SNS에선 "언니에게 옷 입혀주신 분 부모님이 찾아"

틱톡 영상 캡처

틱톡 영상 캡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한 여성의 기지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몰리자 한 여성에 의해 "내려가! 내려가!"를 외쳐 골목 안 정체가 풀리면서 시민들이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의 한 계정에는 '한 여성분 덕분에 집 갔어요. 감사해요'라는 글이 달린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수시간 전인 29일 오후 7~8시쯤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골목 안이 수많은 인파로 꽉 찬 모습이 담겼다. 골목 위쪽에서 이태원역 방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과 반대로 밑에서 골목 위쪽으로 올라오려는 사람들이 서로 대치했고, 이들은 서로 오도가도 못한 채 제자리에서 발만 동동 거리고 있었다.

이때 한 여성이 큰 목소리로 골목을 통솔했다. 그는 "앞으로 전달해 주세요. 여기 뒤에 꽉 막혀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라며 "잠시 올라오실 분 대기해주시고 내려가실 분부터 이동해요. 앞으로 전달해주세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골목 안 사람들은 "좋아요" "네" 등으로 호응했고, 곧이어 "내려가! 내려가!"라는 구호가 골목 안에 울려퍼졌다. 수많은 인파가 이 구호에 맞춰 질서를 유지하며 내려가기 시작했다. 영상에선 "오 진짜 내려가진다"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사람들이 천천히 아래쪽으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여성의 기지로 인해 골목을 빠져나온 이들은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SNS 캡처

SNS 캡처

또한 SNS에선 참사 피해자의 가족이 은인을 찾는 글을 올려 화제다. 피해자의 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이날 SNS에 "언니 소지품을 보던 중에 뉴발란스 맨투맨이 들어있어서 누군가 도와주신 거 같아 부모님께서 찾고 싶어 하신다"고 밝혔다.

A씨는 참사 당일 언니가 입고 있던 옷 등을 공개했다. 그는 "언니의 옷이 심폐소생술(CPR)을 하느라 찢겨 있어 누군가 입혀주신 걸로 예상한다"며 "그분께서 언니한테 CPR를 해주신 건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부모님께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 해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옷 주인 분은 기억하시고 있을 거라 생각해 글을 올린다"고 전했다.

다만 A씨는 언니 상태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를 탔고 이송 중 호흡이 잠깐 돌아왔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중환자실에 있고 의식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A씨는 해당 맨투맨 옷 사진을 게재해 놓았다. A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꼭 은인을 찾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 사상자는 총 303명으로 사망자 154명, 부상자 149명이라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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