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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의 시부야 경찰들은 ... '인간 띠' 만들고 "계속 움직여주세요"

입력
2022.10.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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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이태원처럼 인파 몰리는 도쿄 시부야
경찰 350명 배치해 띠 만들고 적극 통제
2005년 법령에 경찰·경비원 '혼잡 경비' 의무 추가

29일 도쿄 시부야구 거리 모습. 트위터 캡처

29일 도쿄 시부야구 거리 모습. 트위터 캡처

서울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29일 밤은 핼러윈 직전 주말로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도 축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길거리에 많은 인파가 몰린 시점이었다. 도쿄 시경찰청과 시부야구 당국은 몰려든 인파 사이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보행자를 통제하는 조치를 취해 이태원과 대조를 이뤘다.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시부야구에서 다수의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폴리스라인을 든 채로 건널목을 건너도록 안내하는 모습이 공유됐다. 실제 시부야를 방문한 '길거리 유튜브'나 핼러윈 현장을 다룬 일본 방송에서 나온 영상 곳곳에서 경찰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부야역 앞 사거리에서 경찰 여럿이 폴리스라인을 직접 들고 군중이 큰길로 나오지 못하도록 통제하면서 양방향으로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모습이 한국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다. 29일 이태원에서는 길거리가 거의 통제가 되지 않아 행인들이 이태원로를 가로지르던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

핼러윈 시기 시부야의 길거리 분위기를 전달할 목적으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의 방송에도 경찰은 곳곳에서 등장했다. 이들은 길목마다 여러 명이 서서 확성기를 들고 "길 위에서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여 달라. 협조해 달라"고 외쳤다. 자칫 길에 사람이 몰려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의 '스크램블 교차로'로 유명한 시부야역 앞 사거리에서 경찰이 인파를 통제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일본의 '스크램블 교차로'로 유명한 시부야역 앞 사거리에서 경찰이 인파를 통제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이태원 참사로 일본의 이런 조치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지만 일본에선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마다 유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정착돼 있었다. 2001년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에선 불꽃놀이 행사 당시 해안으로 향하는 좁은 인도교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쓰러지면서 11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건의 교훈으로 일본은 2005년 법령 개정을 통해 경찰과 민간 경비원의 의무 업무로 '혼잡로 경비'를 포함시켰다.

일본 시경은 특히 올해 핼러윈에 높은 경계 태세를 보였다. 지난해 핼러윈 기간 DC코믹스의 악당 캐릭터 '조커'의 복장을 하고 전철 내에서 승객에게 흉기를 찌르고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한 바 있기 때문. 이 '조커'는 당초 핼러윈 축제가 열리는 거리에 모인 군중을 공격할 예정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10월 대부분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해외에서 유입되는 여행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작용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시부야구청도 100여 명의 경비원을 추가 배치해 주말 핼러윈 기간 대응에 나섰다. 하세베 겐 시부야구청장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시부야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29일과 당일인 31일 시부야역 상점에서 주류 판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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